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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병실에서 치뤄진 한 로인의 80세 생일잔치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7.06.02일 13:06
5월 27일 오전 10시좌우, 길림대학 베쮼제1병원 재활의학부 116호 입원병실.

20평방메터 남짓한 병실에 두개의 침대가 놓여있어 조금 비좁은듯 했지만 아롱다롱 천정에 매달린 수십개의 고무풍선들과 벽에 붙어있는 색종이들로 병실 분위기는 한결 산뜻했다.

량쪽에 생화가 놓여있는 안쪽 침대, 한 할머니가 평화롭게 잠자고 있다. 침대 머리 우에는 빨간색 천에 “어머님 생일 축하합니다”는 글이 씌여져있고 그 아래 창턱에는 커다란 수(寿)자가 박혀있는 골판지가 놓여져있었다.

지금 바로 이곳에서는 박경화 할머니의 80세 생일잔치가 준비되고 있다.

“우리 자식들은 해마다 어머님의 생일잔치를 마련해드렸다. 오늘은 마침 어머님의 80세 생일날인데 3월에 어머님이 병환으로 입원하시다나니 이렇게 병실에서 생일을 쇠게 되였다.”

박경화 할머니의 맏아들인 우명철(교통은행 연변지행 부행장)은 병실에서 생일잔치를 마련하게 된 연유를 말한다.

지난 3월초, 뇌동맥류 파렬로 연변에서 수술을 하고 3월 17일, 길림대학 베쮼 제1병원으로 이전, 입원한 박경화 할머니는 두달동안의 약치료와 재활치료를 받고 이젠 의식을 되찾고 말도 할 수 있게 되였다.

오전 11시 경, 생일잔치가 시작되였다. 할머니의 자식과 손자, 할머니와 한 병실에 있는 환자가족들, 재활의학부 의사와 담당 간호원들이 생일잔치에 참석했다.

맏아들 우명철이 가족을 대표해 인사말을 했다.

그는 “왕청현에서 30년동안 교편을 잡아온 어머님은 30대 초반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2남 1녀를 키웠다. 어머님의 완강한 의지는 세 자식들의 본보기로 되였고 오늘날 세 자식 모두 연구생, 공산당원으로 자라나 은행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병원측에 금기를 드리면서 환자에 대한 병원 의사들과 간호원들의 지극정성에 고마움을 표했다.

생일잔치인데 노래와 춤이 없어서는 안된다며 우명철씨가 휴대폰을 꺼낸다.

조선족 축수연에 빠질수 없는 대표곡 “오래오래 앉으세요” 가 휴대폰 스피커를 타고 방안에 울려퍼지고 우명철씨를 비롯한 가족들이 어머님 침대를 돌며 춤을 춘다.

비좁은 공간속에서 펼쳐지는 춤사위는 조금은 어색해 보였지만 어머님 생일을 축복하고 어머님 건강을 축원하는 자식들의 그 마음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코마루가 찡해나게 했다.

이어 박경화 할머니를 가운데 모시고 두 아들이 어머님과 함께 생일 케익 초불을 입김으로 함께 분다. 아직 완쾌되지 않아 입김이 약한 어머니앞으로 케익을 바싹 당겨 다시 불어본다. 초불이 꺼지고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갔지만 그들은 멈춘듯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마 어머님과 가장 가까이 있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더 갖고 싶어서였으리라.

박경화 할머니와 한 병실에 있는 장옥매 환자는 박경화 할머니의 자식들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큰 아들 우명철은 간병원이 있는 상황에서도 연길, 장춘을 오가며 어머니에 대한 간호를 한시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 약이랑, 음식물이랑 겨우 넘기는 어머니를 생각하여 쓴지, 뜨거운지, 짠지 먼저 맛보고 어머니에게 올린다.”고 엄지손가락을 내민다.

병실에서의 행사를 마치고 자식들과 친지들은 할머니를 휠체어에 모시고 재활쎈터로 향한다. 맏아들이 뒤에서 밀고 둘째 아들과 며느리가 옆에서 보호하며 길다란 복도를 조심조심 지난다. 뒤를 따르는 두 손자는 주머니에 담긴 사탕과 과자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

추운 겨울, 7살난 아들을 앞세우고 눈덮힌 산속에 들어가 땔나무를 해오던 어머니, 꽁꽁 얼어든 어린 아들의 발을 녹이느라 입었던 옷을 벗어 싸매주던 어머니, 자식들을 배곯게 하지 않으려고 이집저집 쌀 꾸러 다니시던 어머니, 열이 나서 사경에서 헤매던 둘째아들을 둘쳐업고 부랴부랴 집과 10여리 상거한 공사병원으로 달려가던 어머니… 휠체어를 밀고 가며 우명철씨는 자식들을 키우느라 고생하던 어머니의 지난날 의 이야기를 꺼냈다.

박경화 할머니가 자식과 손자, 친지들과 함께 재활쎈터에 들어선다.

“오늘은 우리 어머님의 생일입니다. 여러분 그동안 고맙습니다.”자식들은 휠체어를 밀고가며 두달간 함께 했던 간호원들과 기타 환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한켠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간호원들은 감동된 나머지 생일축가를 불렀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생일 축하합니다.”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축복과 박수소리속에서 생일축가는 긴 여운을 남기며 오래도록 병실에 울려퍼졌다.

홍옥, 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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