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전쟁으로 일상이 무너진 수리아에서는 신랑 없는 결혼식이 흔해졌다. 대부분 남성들이 외국으로 떠난 가운데 수리아에 남은 녀성들이 홀로 결혼식장에 서고있다고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지난해 9월 신부 시워르(22세)는 신랑 없이 혼자 결혼식을 치렀다. 가족, 친구들이 참석해 축하해줬지만 당시 신랑은 약 4000키로메터 떨어진 화란에 있었다.
시워르는 “하객들 모두 나를 동정하는 눈으로 바라봤다”며 “외로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시워르는 수리아에서 흰 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었다. 신랑은 화란에서 남색 양복에 분홍색 넥타이를 매고 사진을 찍었다. 그들은 두 사진을 컴퓨터로 합성해 결혼사진을 완성했다.
9개월 뒤인 지난 5월 시워르는 화란 비자를 받아 남편과 함께 살수 있게 됐다.
수리아 녀성 할바스트 칼리리(21세)와 메즈긴 무라트(21세)는 지난해 11월 신랑 없이 결혼식을 올렸다. 두 녀성의 남편은 형제다. 두 녀성은 남편이 독일 이민에 성공한지 두달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두 녀성은 독일 이민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남편이 있는 독일로 갈 계획이다.
대부분 수리아 남성들은 징병, 경제적어려움 등을 피해 수리아를 떠나고있다. 이에 따라 수리아내 대학 캠퍼스(校园)는 녀대생들로 가득 차고 레스토랑이나 상점에도 녀성 직원들이 늘고있다. 급기야 신부 혼자 결혼식을 치르는 일까지 생겨나고있다.
대학생 라바 이브라힘은 “이제 신랑이 있는 결혼식장에 가면 이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랑이 없다고 결혼식 비용을 아낄수 있는것은 아니다. 결혼식에는 보통 181딸라가 드는데 이는 수리아 공무원의 거의 두달치 월급이다.
아낄수 있는것은 오직 웨딩케이크다. 신부 혼자 케이크를 자를수 없기때문이다.
지난해 수리아를 떠나 유럽으로 향한 난민 대부분은 남자인것으로 추정된다. 전쟁으로 죽은 사람도 대부분 남자다.
수리아 녀성 산디라는 “수리아 남자의 4분의 3은 외국으로 나갔다”며 “수리아에서 볼수 있는것은 어린 소년과 녀성 아니면 로인”이라고 전했다.
유럽 이민으로 새 삶을 찾게 된 수리아 남성들은 고국에 있는 녀자친구를 부르거나 가족들에게 신부감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고있다.
수리아에서 결혼식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딸을 가진 부모에게 “신의 뜻대로 당신의 딸이 신부가 되는것을 보게 될것이다”라는 말이 흔한 인사일 정도다.
수리아내전이 벌어진 초기에는 사람들이 결혼식과 같은 행사를 피했다. 나라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나아지기를 념원하는 마음으로 예전처럼 결혼식과 같은 행사를 치르고있다고 WSJ은 전했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