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단돈 100위안만 갖고 5일간의 일정으로 수백km 대장정에 오른 중국의 부자(父子)가 화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푸 웨이는 앞선 7일 여덟 살 난 아들과 함께 산시(陝西) 성 셴양(咸陽)에 있는 집을 떠났다. 목적지는 간쑤(甘肅) 성 란저우(蘭州)다. 총 거리 700km에 달하는 대장정의 막이 오른 순간이다.
푸씨의 여행 목적은 아들에게 인생 가르치기다. 두 사람이 5일 동안 버티기에 턱없이 부족한 100위안만 갖고 나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웃도어 사업을 하는 푸씨는 과거 에베레스트에도 올랐는데, 남자로 태어나 인생을 직접 부딪쳐야 한다는 것을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 히치하이킹은 기본이고, 음식이나 묵을 곳을 얻기 위해 몸으로 때웠다. 아무나 차를 세워주지도 않았다. 10대 중 1대가 겨우 서는 정도였다.
푸씨 부자는 한 마을에 묵은 적도 있는데, 이날 잘 곳을 구하기 위해 푸씨의 아들은 스티로폼 자재도 옮겼다.
또 다른 마을에서는 잘 곳을 주민들에게 청했으나, 들어주지 않아 한참 동안 애를 태우기도 했다. 낯선 사람들에게 집을 내줄 사람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 주민의 도움으로 이들 부자는 무사히 밤을 보낼 수 있었다.
모두가 매정한 건 아니었다. 푸씨 부자를 태워준 어떤 운전자는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기도 했다. 자기네 집에서 자고 가라며 먼저 말한 사람도 있었다. 세상이 그리 차갑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다.
푸씨는 자신의 웨이보에서 “무관심과 오해에 상처받지 말라”며 “모든 게 힘들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의 행동에 마음을 다치더라도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너그러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정 막바지에 다다른 부자는 놀랍게도 아직 46위안이나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정도밖에 쓰지 않은 셈이다. 이들이 돈을 아낄 수 있었던 이유는 부자에게 손을 내밀었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일 것이다.
푸씨 부자는 지난해부터 여행을 계획했다. 그리고 떠난 길에서 인생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있다. 나중에 집으로 돌아갈 푸씨의 아들은 아버지와의 여행을 어떻게 추억할까.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