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17일은 삼복 중 첫번째 복날인 '초복(初伏)'이다. 삼복이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절기로 초복, 중복, 말복을 의미한다.
초복은 1년 중 낮이 가장 긴 날로 알려진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이고, 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로부터 첫 번째 경일을 가리킨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찾아오며 이를 삼경일 혹은 삼복이라고 일컫는다. 올해는 7월17일은 초복, 7월27일은 중복, 8월16일이 말복이다.
복날의 유래는 삼국사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진나라 덕공 2년에 무더위를 물리치고 신하들의 몸보신 차원에서 고기를 나눠주고 백성들도 이날만큼은 육식으로 몸보신을 하고 무더위에 지친 몸을 달랜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혹은 진나라 시절 벌레들을 퇴치하기 위해 성 안에서 개를 잡아 액운을 막는 제사를 지낸 풍습에서 유래한 것이 오늘날 복날로 이어져온 것이라는 설도 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복날 더위를 이겨내라는 의미로 높은 고관들에게 빙표(氷票)를 나눠주고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도록 했다.
복날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는 속설 때문에 이날 만큼은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초복에 목욕을 했다면 복날마다 목욕을 해야만 몸이 여위지 않는다고 믿어 중복과 말복에도 목욕을 했다는 설이 있다.
삼복더위를 이겨내는 복날 대표음식으로는 개장국, 삼계탕, 팥죽 등이 유명하다.
개장국은 더위로 인해 허약해진 기력을 충전시켜 주는 보양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개고기가 오장을 편안하게 해주고 혈맥을 조절하며,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 을 온(溫)하게 하고,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조리서인 규곤시의방(閨是議方)에는 개장·개장국누 르미·개장고지누르미· 개장찜·누런 개 삶는 법, 개장 고는 법 등 전통 요리법이 기록돼 있다.
삼계탕은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 찹쌀, 마늘 등을 넣고 고은 것으로 원기회복에 도움을 주는 보양식 중 하나로 알려진다.
이밖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초복부터 말복까지 팥죽을 먹는 풍속도 있다. 팥죽은 벽사의 효험을 가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 무더운 복 중에 악귀를 쫓고 무병하려는 데에서 나온 풍습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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