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국가대표로 올림픽 무대에서 여자 핸드볼 수문장을 맡아온 오영란과 ‘2004 아테네 올림픽’부터 ‘2016 리우 올림픽’까지 네 차례 출전한 우선희가 14일 국가대표로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후배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orea.net] ‘눈물, 그리고 눈물’
국가 대표로 마지막 경기를 마친 여자 핸드볼 골기퍼 오영란(44)과 라이트윙 우선희(38)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993년 가슴에 태극기를 처음 단 이후, ‘1996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까지 네 차례 연속 국가대표로 참여한 이후 은퇴를 했다 올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다시 한국의 골대를 책임진 오영란은 14일 아르헨티나와의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후배들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경기에 앞서 자신이)뛸 수 있는 건 이게 마지막 경기라고 했을 때 선수들이 게임 들어가기 전부터 눈물을 흘렸다”며 “괜히 내가 애들한테 무겁게 했나 싶어서···”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가 국가대표로 두 번째 출전한 ‘2004 아테네 올림픽’ 이야기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으로 개봉되기도 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팀은 아테네 올림픽에서 두 번의 연장 끝에 덴마크에 아쉽게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영란과 함께 은퇴를 했다 다시 리우 올림픽 무대에 선 우선희는 임영철 국가대표 감독의 부름에 딸을 출산한 지 5개월 만에 다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지옥훈련을 소화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후배 선수들에게 무언의 채찍질이 되었다.
▲ 한국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를 맏고 있는 오영란과 우선희가 지난 2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에서 열린 입촌식에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앞두고 추억을 남기고 있다.
올림픽, 그리고 국가대표로도 마지막 경기였던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유종의 미’를 거둔 우선희는 “올림픽에서 1승을 거두고 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며 “경기를 뛰기도 전에 눈물이 났었다”고 고백했다.
▲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맏언니 오영란(오른쪽)이 지난 6월 23일 대표팀의 막내 유소정(20)과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오영란은 어린 후배들에게 때로는 엄한 선배로 때로는 큰 언니 혹은 어머니와 같이 대하며 보살핀다.
오영란과 우선희는 리우 올림픽에서 기대 했던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지난 1984년 LA 올림픽에서부터 8개 대회 연속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4강에도 들지 못했다. 그러나 대표팀의 두 언니들의 눈물은 슬프지 않았다.
그녀들의 핸드볼에 대한 열정과 이어진 도전은 “올림픽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한 피에르 쿠베르텡(Pierre de Coubertin)의 올림픽 강령을 행동으로 보여준 한국 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교과서로 기억 될 것이다.
윤소정 코리아넷 기자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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