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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中여성 살해범 '강도 의도는 없었다' 주장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8.17일 09:24

중국인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인 S씨(34)가 5월17일 오전 제주시 외도동에서 현장 검증을 하고 있다. 2016.5.17/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유족 측 “힘없는 동포 여성 6차례나 찔러 잔인…엄벌을”

제주서 만난 20대 중국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기소된 중국인 남성이 본인의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강도 행위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16일 오전 11시30분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에서 제주지법 제2형사부(허일승 부장판사) 심리로 A씨(34)에 대한 3차 공판이 속행됐다.

A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제주에 불법체류 중이던 B씨(23·여)와 드라이브 중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위협해 체크카드를 빼앗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범행 직후 곧바로 현금을 인출한 점 등에 비춰 금품을 노린 계획적인 범행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살인과 사체유기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강도의 고의성은 없었다”면서 “피해자 소유 체크카드의 비밀번호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A씨의 진술이 엇갈렸기 때문에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강도 고의 여부’를 쟁점으로 놓고 다음 재판에서 피고인 심문 등을 통해 비밀번호 청취 상황에 대해 살펴보기로 했다.



4월 14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인근 보리밭에서 숨진 채 발견된 중국인 B씨(24)의 언니가 5월 11일 제주를 방문, 서귀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있다.2016.5.11/뉴스 © News1 이석형 기자

이날 중국에 있는 B씨의 언니(27)는 지인을 통해 제출한 탄원서에서 “아무 힘도 없는 동포 여성을 여섯 차례나 찌른 것은 너무 잔인하다”며 “A씨를 엄정히 처벌해달라”고 촉구했다.

B씨의 언니는 이어 “중국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어머니와 아픈 남동생 등이 있는데 동생은 집안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었다”며 “가족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언니는 또 “동생이 살해당하기 전 일했던 업소의 사장은 동생이 실종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신고도 하지 않았다”며 유흥업소 사장에 대한 처벌도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살해당한 B씨는 올해 4월 13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한 임야에서 고사리 채취객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B씨는 부패가 많이 진행된 상태로 머리 부분만 흙에 덮여 있었으며, 가슴과 목에서 예리한 흉기로 6차례 찔린 상처가 확인됐다.

경찰 수사 한 달 만에 검거된 범인 A씨는 2005년 취업비자로 제주에 입국한 뒤 2010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자녀를 낳고 살고 있던 중국인으로, B씨를 살해한 뒤 B씨의 은행 금융계좌에서 619만원을 인출해 대부분을 카지노와 유흥으로 소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에 대한 4차 공판은 다음달 2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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