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박장효 기자] 중국에서 야생동물을 잡아 그 자리에서 죽이는 장면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해 하루에 10만위안(1천7백만원) 가까이 번 일당이 적발됐다.
광저우(广州) 지역신문 남방도시보(南方都市报)의 보도에 따르면 장시성(江西省) 이춘시(宜春市) 완짜이현(万载县) 삼림공안처는 "온라인 생중계플랫폼 류젠팡(六间房)에서 '공연장(중국명 秀场)'이라는 이름의 방송국을 개설해 야생동물을 죽이는 장면을 방송한 방송진행자(BJ) 멍쯔(猛子) 등 일당을 불법사냥 혐의로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공안처에 따르면 멍쯔 일당은 지난 6월 20일 류젠팡에 온라인방송국을 개설한 후 매일 최소 1마리 이상의 동물을 붙잡아 괴롭힌 후 죽이는 장면을 방송해왔다. 동물보호협회 관계자는 "이들은 붙잡은 동물의 가죽을 산 채로 벗기거나 사지를 절단했으며 어쩌다 뱀을 잡으면 뱀이 죽을 때까지 가지고 놀다가 최후에 개한테 죽이도록 시켰다"며 "이들의 동물학대 방식은 정말로 잔혹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BJ 멍쯔의 이같은 방송은 개설 직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단숨에 인기를 끌었다. 개설 직후 방송시간대 인기 순위 1위를 농치지 않았으며 가장 많은 때는 동시에 3만명에 달하는 시청자가 접속해 이를 지켜봤다.
특히 멍쯔는 방송 중 시청자들을 상대로 "선물을 주지 않으면 죽이지 않겠다"며 노골적으로 사이버머니를 요구했고 자신이 원하는만큼 받으면 그때서야 동물 학살을 시작했다. 지난 11일에는 하루 동안 무려 9만6천위안(1천6백만원) 어치의 사이버머니를 받았다. 이같은 사이버머니는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물론 논란이 없지는 않았다. 지난 1일에는 야생맷돼지 학살을 방송했는데, 일부는 "야생맷돼지는 보호동물인만큼 죽여서는 안 된다", "피비린내가 너무 난다" 등 BJ에게 야생동물을 죽이지 말 것을 권고한 반면 일부는 "한칼에 죽여라", "물에 넣어서 죽여라" 등 더욱 잔인하게 죽여달라고 요구했다.
논란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결국 일부는 이같은 방송을 중지하기 위해 동물보호협회 측에 민원을 제기했다. 협회는 류젠팡 측에 정식으로 방송 중지를 요구했고 업체 측은 "신고를 접수해고 곧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플랫폼을 통해 멍쯔의 야생동물 학살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등 시정하지 않았다.
결국 공안부문의 개입으로 멍쯔 등 문제의 방송 관계자들이 검거됐고 멍쯔 측은 "일련의 사정으로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공안부문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한 후 위법행위에 대해 처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