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인삼 쇼핑 거부에 "韓 정부 규정"
[온바오닷컴 ㅣ 박장효 기자] 한국에 관광 온 중국 단체관광객이 가이드로부터 쇼핑을 강요받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이 중국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확산돼 파문이 일고 있다.
4분 51초 분량의 영상은 자신을 한국인이라 소개한 여성 가이드가 한 중국 남성과 길거리에서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과 관광버스 내에서 관광객 여러명과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말다툼 주제는 주로 관광일정에 고려인삼 쇼핑이 포함된 것에 대해 갈지 여부에 대한 것이다. 관광객들이 쇼핑에 대해 거부 의사를 나타내자, 가이드는 "너희는 관광 쇼핑단체로 알려져 있으니 쇼핑의 의무가 있다", "너희는 비행기표값만 내고 왔으니 쇼핑을 해야 한다" 등 쇼핑을 강요하는가 하면 다툼이 심해지자 "너희 부모는 당신을 어떻게 가르친거냐!"며 폭언을 퍼붓기까지 한다.
이같은 영상은 동영상사이트 유쿠(优酷)에서만 이미 10개 이상 게재됐으며 이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하루새 100만회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사이트에서도 영상이 검색되고 최소 1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이미 1천만명에 달하는 네티즌이 영상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대다수 네티즌은 "중국에서 쇼핑을 강요하는 가이드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꼭 저렇게까지 쇼핑을 강요해야 하나?", "TV 드라마에서 보는 것만큼 한국은 좋지 않다", "단체관광이 아닌 개인 자유여행을 떠나는 게 맞다", "여행사 측에서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은 게 잘못"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베이징청년보(北京青年报)의 보도에 따르면 이 영상은 지난 4일 베이징에서 한국으로 단체관광을 온 관광객 선(沈)모 씨가 촬영한 것이다.
이같은 영상 촬영은 단순히 쇼핑을 강요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선 씨에 따르면 당일 오전 관광객들이 버스를 타고 호텔에서 출발하려는데 버스 에어콘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고 관광객들은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차를 바꿔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가이드는 버스 내부를 검사한 후 이상이 발견되지 않자 관광객들에게 이 버스를 타고 계속 관광할 것을 요구했다. 말다툼 끝에 가이드는 다른 버스를 부르는데 동의했지만 시간이 걸리는만큼 일정상 면세점 관광을 취소하고 기존의 고려인삼, 한국화장품 쇼핑 시간만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
선 씨는 "관광객들은 오히려 고려인삼 구입을 취소하겠다고 요구했지만 가이드는 '한국 정부에서 단체관광객은 반드시 이 곳을 가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가이드는 원래 1시간으로 예정돼 있던 찜질방 시간을 10분으로 단축시켰다. 관광객들은 당연히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말다툼이 발생했다.
선 씨는 "이 때가 영상 첫부분에 담긴 내용이며 이후 버스에 올라타 말다툼을 벌이는 것이 두번째 부분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영상 촬영 중에 가이드가 달려와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며 촬영을 제지했고 말다툼이 격렬해졌다"며 "결국 주한중국대사관, 경찰까지 이같은 사실이 알려져 관계자들의 중재 하에 가이드가 관광객들에게 사과하도록 요구했고 여행사 측에서도 다음날 가이드를 교체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국경절 연휴기간 여행 불만 접수가 적지 않았다"며 "규정상 가이드는 관광객에게 쇼핑을 강요할 수 없고 고의적으로 여행일정을 추가할 수 없는만큼 만약 이같은 상황을 접하면 즉각 관련 부문에 신고하길 바란다"고 강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