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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렬 에세이 시리즈-자궁 콤플렉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12.05일 10:20
 (흑룡강신문=하얼빈) 세상에 가장 행복한 곳이 있다할 때 그것은 두말할것도 없이 어머니자궁이다. 어머니자궁은 우리의 원초적인 고향, 가장 안온하고 행복했던 곳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곳을 못잊는다.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자연히 자궁회귀본능이란것이 생겨난단다. 그런데 우리는 더는 돌아갈수 없다. 그래 쌓이는것이 자궁콤플렉스이다.

  갓난아이가 태여난다. 어머니자궁을 벗어나는 순간 응아- 운다. 우리는 이 울음으로 애기의 건강한 생명력을 확인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애기가 우는것은 자궁을 벗어난 서러움때문이라 한다. 우리는 위험에 부딪쳤을 때도 자기도 모르게 ‘아이구머니!’나 ‘어마나!’를 발한다. 어머니를 부르고 있는것이다. 이것이 세계 공용어라는것이다. 사랑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보통 남자가 녀자를 따르게 되여 있다. 따라서는 섹스를 하고싶다. 남자들이 그렇게 섹스에 집념하는것도 씨를 뿌리려는 생명의식도 있겠지만 그 원초적인 고향에로의 향수때문이여라.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사랑하는 녀인의 품을 파고 들게 되였다. 특히 힘들 때.

  인간은 리상적인 존재.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리상의 원형은 바로 자궁이다.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리상향인 도화원도 좋고 유럽인들의 전통적인 유토피아도 좋다. 그리고 보다 현실적인 유교의 대동세계나 공산주의의 수요에 따라 분배를 하는 경지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보다 환상적인 기독교의 천당, 불교의 극락, 도교의 별유동천도 좋다. 결국 따져보면 여기에는 모자람이 없고 모든것이 스스로 주어져있다. 그래서 입만 벌리면 먹을것이 들어오고 팔만 뻗치면 입을것이 걸쳐진다. 실로 세상에 부러울것이 없는 어머니자궁 같은 경지이다.

  우리는 현실에서 바로 이런 어머니자궁때문에 울고 웃는다. 우리는 훌쩍 커버려 어른이 되고 난후 동년이 항상 그립다. 어른은 성숙을 의미한다. 그래서 의무와 책임이 내리누른다. 힘들다.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것이 한탄이다! 나는 연변노래 가운데 윤향선이 부른 ‘그리운 동년시절’을 가장 좋아한다. ‘어디 가나 잊지 못할/어깨 동무, 내 동무…’ 윤향선의 애잔한 목소리가 귀에 삼삼하다. 나의 노래방 18번이다. 평시에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것이 이 노래이다. 나는 장가들 때에도 이 노래를 띄우게 했다. 이제 어른이 되는 마당에 다시는 어린애처럼 엄마, 아버지품에서 어리광 부릴수 없는 비애와 마지막 애수를 느끼면서.

  동년은 우리가 이 세상에 와서 느끼게 되는 첫 자궁이다. 동년은 엄마, 아버지가 다 챙겨준다. 얼마든지 천진난만해도 좋다. 그래서 이 세상에 엄마, 아버지가 없는, 동년의 자궁을 잃은 고아가 제일 불쌍하다. 아동문학의 존재리유는 우리에게 이 동년의 자궁을 환기시키는것이다. 짝짜쿵- 동요동시, 우리의 그 행복에 젖는 동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던가. 동심은 바로 동년의 자궁에 잦아들게 한다.

  고향도 마찬가지이다. 고향도 우리의 영원한 자궁이다. 우리는 어디 가나 고향을 잊지 못한다. 태를 묻은 고향이 아니더냐. 고향은 대개 동년과 일치된다. 고향의 땅, 고향의 산천초목은 나를 키운 어머니, 아버지에 다름 아니다. 고향의 강은 어머니강이요, 고향의 산은 아버지산이지 않던가. 그래서 고향의 달이 어머니 얼굴로 안겨오지 않던가. 고향은 이렇게 정답고 포근하다. 그래서 집 떠나면 고생이라지 않던가. 그래서 타향도 정 들면 고향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안하지 않던가. 고향은 이래저래 우리의 자궁회귀본능을 가장 강하게 자극한다. 그 품에 안기고싶다. 우리는 죽어 뼈까지 고향에 묻히고싶어하지 않던가. 그런데 우리는 이래저래 실제로 고향에 돌아갈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쩍하면 향수에 빠진다. 그럼 이 향수를 어떻게 달래지? 고향회귀본능을 노래한 문학으로 달랠수밖에. ‘고향의 봄’-‘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던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문학의 존재리유의 하나도 바로 여기에 있다.

  조국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애국자를 키우기는 상당히 쉽다고 생각한다. 굳이 애국주의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 출국만 시키면 된다. 낯 설고 물 설은 외국에서 외로움에 젖고 이래저래 부딪치다보면 자연히 조국이 뼈저리게 그리워난다. 조국이 무엇이냐? 바로 조상이 살던 나라가 아니더냐. 그런데 현재 돌아갈수 없는 실존이 자궁콤플렉스를 심하게 자극하면서 우리를 자연스럽게 애국주의자로 만든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국가에 눈물이 글썽해지고 애국주의를 고취한 문학에 흠뻑 빠지게 된다.

  동년, 고향, 조국은 문학예술의 영원한 주제이다. 그것은 우리의 자궁콤플렉스를 대리발산해주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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