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사랑하고도 전쟁때문에 헤여져야 했던 젊은 남녀가 수십년이 흐른끝에 다시 만났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한 탓에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던 옛날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예전의 소녀는 자신의 남편이 될수 있었던 그 사람을 아직 기다리는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운남성 시전현에 살던 리씨와 주씨는 어릴적 만나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 두 사람이 처음 알게 된 시점은 1940년대로 당시 리씨는 아버지를 여의고 자기를 돌봐줄 친척을 찾아 운남성으로 찾아온 후였다.
하지만 항일전쟁이 두 사람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다행히 나이 하한선에 걸리면서 마을에 남은 리씨는 총을 드는 대신 주민들에게 필요 물자를 전달하는 일을 맡게 됐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리씨는 주씨에게 청혼했다. 당장 결혼할 수는 없겠지만 전쟁이 끝나면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1945년 일본의 항복으로 항일전쟁이 종전하면서 두 사람의 영원한 행복이 실현될것 같았다.
그런데 또다시 전쟁이 두 사람의 발목을 붙잡았다. 5년후, 조선전쟁이 발발하면서 리씨가 전장에 투입되고 만것이다.
리씨는 주씨에게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주씨도 그가 돌아오리라 생각하면서 개가(改嫁)하지 않았다. 한번 남편은 영원한 남편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리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뒤 산서성에서 다른 녀자를 만나 결혼했다는 소문이 주씨의 귀에 들어왔다.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한 저씨는 결국 몇년후, 같은 마을에 사는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말았다.
수십년이 흘렀다. 그사이 주씨는 두번째 남편과 사별했고 홀로 남게 됐다. 그러는 동안에도 리씨에게서는 련락이 오지 않았다.
2008년의 어느날, 우연히 동네 결혼식에 참석한 주씨는 리씨의 손녀를 만나게 됐다. 그리고 리씨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흥분한 주씨는 "할아버지를 잘 아시느냐"는 그의 말에 "잘 알뿐만 아니라 단 한번도 네 할아버지를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지 70년 가까이 흘러서야 다시 만났다.
과연 두 사람의 사랑은 이뤄졌을까? 안타깝게도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사별해 혼자가 된 주씨와 달리 리씨는 이미 다른 가정을 꾸려 살아오고 있었기때문이다. 특히 리씨는 "나중에 다시 련락하겠다"며 자기 손을 잡았던 주씨를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가 몇년간 련락하지 않은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들의 련락은 뚝 끊기고 말았다.
"나중에 내가 좀 더 안정을 되찾으면 그때 다시 당신을 찾아올게."
리씨가 주씨에게 남겼던 마지막 인사였다.
올해로 88세가 된 주씨는 아직도 리씨가 자기에게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리씨가 자기에게 손을 내미는 그날, 수십년 전 약속했던것처럼 아름다운 신부가 되리라고 믿고 있다.
/중신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