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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한령' 삭풍에 명동거리 온도 '뚝'

[온바오] | 발행시간: 2017.01.14일 10:23

13일 서울 명동의 거리를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ㅣ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 정부가 보복성 조치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서울 '관광 1번지' 명동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면세점과 백화점 등은 아직 매출 타격을 입지 않았지만 유커(중국인 관광객) 감소 조짐이 보이면서 노점상과 식당 등 영세상인은 "한한령(限韓令) 삭풍이 거세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행 전세기 금지 조치 등이 잇따르면서 최대 성수기인 춘제(春節·설) 연휴(1월27일~2월2일)를 앞두고 유커 감소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13일 주말을 앞두고 장사 채비에 나선 서울 명동 노점상인들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토로했다.

10년 가까이 명동에서 노점상을 운영한 김모 씨(60)는 "사드 발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당시와 비교하면 90% 가까이 줄어든 것 같다"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와 비교해도 별반 다르지 않을 만큼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순살 강정을 판매하는 박모 씨(56)는 "오후 6시면 중국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할 때인데 요즘엔 사람이 확 줄었다. 올해 들어서 준비 수량을 줄이기 시작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때 중국인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던 명동의 식당가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썰렁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주말 매상을 올려주던 관광객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은 고봉삼계탕은 주말에 매장을 채워주던 중국인 손님이 절반 가까이로 떨어졌다.

고봉삼계탕 직원 김모 씨는 "중국인 관광객은 계속 줄어드는데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까지 겹쳐 올해 매출이 더 하락할 것 같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왕비집 2호점의 장희원 팀장은 "7월 이후 20~30% 가량 중국인 관광객이 빠지기 시작했다"며 "다른 식당의 경우 40~50%대 중국인 관광객이 빠지고 있는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화려한 간판을 내 건 화장품 로드숍들도 한파를 피하긴 어려운 분위기였다. 중국인 비중이 5분의 4 이상에 달해 각 브랜드에서 우후죽순 매장을 낸 상황에서 유커가 줄었기 때문이다.

요지우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유네스코점 한 직원(24)은 "찾아오는 중국인 관광객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인도네시아나 일본인 관광객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명동 큰 길가에서 조금만 들어가더라도 업종 변경을 위해 공사 중인 커피집 등이 종종 눈에 띄기도 했다.

면세점과 백화점 등은 지난달까지는 크게 영향이 없었지만 춘제 특수가 타격을 입을까 염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구매력이 큰 전세기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면세점 업계도 비켜가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면세점의 경우 유커 매출 비중이 60%에 달하는데다 최근 신규 면세점들이 문을 열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 졌기 때문이다.

각 면세점들은 중국의 인터넷스타 '왕홍'을 한국에 초청하는 등 개별 관광객 유치에 힘쓰는 한편 관광객 다변화에 나섰다.

호텔업계에서는 겨울이 비수기인 만큼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메우기 위해 고객을 다변화하고 국내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명동 인근에 지점을 보유한 한 호텔 관계자는 "1월 들어 투숙객 중 중국인이 두드러지게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났다"며 "중국인 관광객 감소분을 메울 수 있는 동남아 고객 모객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10월 중순부터 저가 패키지여행 판매를 제한하면서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11월 방한 중국인 증가율은 한자릿 수(1.8%)에 그쳤다. 증가율이 지난 9월 22.8%를 기록한 후 10월(4.7%)부터 급격히 추락한 것이다. 관광업계 등에서는 올해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 증가세가 본격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저가 패키지 여행 근절 조치가 내년 4월까지 적용될 예정이라서 당분간 중국인 방한 방문객 수 둔화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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