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신는 신발의 바닥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본인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신발 바닥이 닳은 모양에 따라 자신의 걸음걸이와 의심되는 관절 질환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헬스조선]신발 바닥이 닳은 모양에 따라 자신의 걸음걸이와 의심해야 할 관절 질환을 알 수 있다/사진=헬스조선 DB
신발 뒷굽의 바깥쪽이 닳았다면 팔자걸음일 수 있다. 팔자걸음은 발끝을 15도 정도 바깥으로 벌리고 八(팔)자 모양으로 걷는 자세를 말한다. 팔자걸음은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서 잘 나타난다. 걸을 때 다리가 바깥쪽을 향하면서 무릎 관절의 바깥쪽 연골에 몸무게가 많이 실리기 때문이다. 고관절 주변 근육이나 골반을 받치는 근육이 약한 경우에도 고관절을 인위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해 팔자걸음으로 걷게 된다. 이 밖에도 양반다리를 자주 하거나, 복부비만이 심하거나, 허벅지 안쪽 살이 많은 것도 팔자걸음의 원인이라고 알려졌다. 팔자걸음으로 오래 걸으면 허리가 뒤로 젖혀지면서 척추관절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골반이 잘 틀어져 허리디스크 같은 허리부위 근골격계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신발 바닥의 안쪽이 유독 닳은 사람이라면 안짱걸음을 의심해야 한다. 안짱걸음은 팔자걸음과 반대로, 두 발끝이 10~15도 안쪽으로 향한 채 걷는 자세다. 옆에서 보면 상체는 앞으로 기울고 하체는 약간 뒤로 빠져 엉거주춤해 보인다. 안짱걸음의 주요 원인은 팔자걸음과 마찬가지로 무릎부위의 퇴행성관절염과 약한 고관절이다. 발바닥의 오목한 아치 부분이 무너져 바닥에 닿는 평발인 경우에도 무게중심이 안쪽으로 쏠리고 발목이 휘어져 안짱걸음이 나타날 수 있다. 안짱걸음을 방치하면 다리가 휘어져 O자 다리로 변형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O자 다리는 무릎 관절에 실리는 몸무게를 분산하지 못하면서 무릎에 심한 통증이 생기는 관절염이 유발될 수 있다.
양쪽 신발 중 왼쪽이나 오른쪽 한쪽 굽만 닳는 것은 자세가 바르지 않다는 신호다. 척추측만증(척추가 옆으로 휘어진 것)이나 골반 틀어짐에 의해 다리 길이에 차이가 생기는 게 원인이다. 선천적으로 두 다리의 길이가 다를 수도 있지만, 척추·골반·고관절·무릎관절이 틀어지는 후천적인 요인으로 인해 자세가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잘못된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어깨·허리·무릎 관절이 손상돼 노년에 심한 통증이 생기기 쉽다.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