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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관'에 다니는 부모 설득하려다 결국은... 변하는 시대 효도는 대체 어떻게?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09.28일 10:46
(흑룡강신문=하얼빈)렴청화 연변특파원=동네할머니 A를 마지막으로 뵌건 석달 전이였다. 아침마다 종종걸음으로 어딜 가는건지 궁금했는데 누군가가 ‘체험관’이라고 귀띔해줬다.

  시부모를 봉양하고 남편을 내조하며 자녀 셋을 키워온 꽤 바람직했던 A의 삶은 체험관 출입을 시작으로 삐걱대기 시작했다. 설득이 통하지 않는 A의 태도에 자녀들은 흥분했다. 가족 간의 모순은 A가 돌연 사망하면서 마무리됐다. 몇달 간 공격모드였던 자녀들이 이에 충격받았음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 부모에게 남은 날이 얼마일가를 고민하는 리유는 이 때문이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반추하는 리유도 이 때문이다. A의 죽음이 아니였다면 ‘효도’를 자주 찾아뵙거나, 모시고 사는것 쯤으로 인지했을것이다. 시쳇말로는 익숙한것에 속아 소중한것을 놓치는 날의 련속이였을것이다.

  기존의 효 사상을 보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저 섬겨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였다. 다만 가족공동체가 핵가족화로 전환되고있는 시점에서 옛것을 그대로 답습하려니 답답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젊은 세대의 가벼워진 효 관념을 탓할것인가. 분투해봐야 물가에 비해선 박봉이고 40대를 전후로 해선 도태될가 전전긍긍하며 주거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외동자녀일 경우, 한쌍의 부부가 로인 네명을 봉양해야 하니 더 딱하다. ‘부모만큼만 살아라’는 말은 괜히 생긴게 아니다. 삶의 조건이 이렇게 변했는데 가족 간의 가시적인 뉴대만 고집한다면 더 많은 불효자를 양산할수밖에 없다. 하여 ‘자주 찾아뵈라’는 훈시는 솔직히 뜬구름 잡는 얘기로 들린다.

세태와 매치되는 맥락에서 효 정신을 살리는, ‘편하고 자연스러운’ 효심을 강구할 때가 온것이다. 보다 나은 미래와 현실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립장정리가 필요해보인다.

  효도란 부모를 정성껏 잘 섬기는걸 의미한다. 핵가족화는 계속 심화될게 뻔한데 로년생활의 초점을 자녀에게 맞춘다면 서로가 괴로워진다.

  하여, 섬김의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실제로 모 사이트에서 이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가운데 ‘늙는다는건 열정을 잃어버리는 일’이라는 견해가 압도적이였다.

  부모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잘 정비해주는것이 이 시대의 효도이지 않을가. 일상을 재미있게 보낼만한 시스템과 조건이 마련된다면 로년은 덜 따분할것이다. 기성세대의 고질병이기도 한 자발적 희생모드에 브레이크를 밟아주는것 역시 실질적인 효행이다.

“네 자녀들이 해주기 바라는것과 똑같이 네 부모에게 행하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에 따라 그려본 내 기대속 자녀상은 이랬다.

  하루 두번의 안부가 부담스럽지 않고 가깝게라도 좋으니 함께 려행을 다녀올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적적할 때 노래교실에 데려다줄 효심이면 행복하겠다. 부모의 지원없이도 알아서 잘 사는 자녀면 더 바랄게 없겠다.

  시간의 폭정은 계속된다. 부모의 흰머리는 많아지고 자녀들의 삶은 치렬해진다. 부모를 잃지 않았지만 잊고사는 이들이 많다. 자주 찾아뵐수 없어서 마음아파한다. 허나 절치부심해봐야 모두를 위한 완벽한 답안은 없다. 그저 차선책을 택하고 간극을 메워가는 과정에 의미를 둘 뿐이다.

  상생의 하모니에서 시작되는것, 서로가 행복한것- 그것이 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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