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마침내 녀성의 운전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26일(현지시간) 사우디 외교부는 트위터를 통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녀성 운전을 허용하는 칙령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우디 정부는 30일 이내에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고 2018년 6월까지 남성과 녀성에게 운전면허증을 똑같이 발급할 방침이다.
국왕의 이런 조치는 이슬람 원로 성직자들로 구성된 최고종교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녀성의 운전을 금지한 국가였다. 법에 관련 내용이 명문화되지 않았음에도 녀성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녀성 운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우디의 상당수 가정에선 녀성의 이동을 위해 운전사를 따로 고용했다. 사우디 매체 알아라비야에 따르면 주로 남아시아 국가 출신인 약 80만 명이 사우디 녀성을 위해 운전사로 일하고 있다.
사우디 국내외 인권단체들은 여러 해 동안 녀성 운전 금지 철페를 위한 캠페인을 벌여왔다. 일부 녀성은 운전 시위를 벌였다가 투옥되기도 했다. 최근에도 남성의 옷을 입고 운전하다 체포된 녀성 운전자가 있었다.
최근 사우디에서 벌어진 일련의 변화들은 32세인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통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30년까지 사우디의 사회 및 경제 전방위 개혁을 선언한 국가 개조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이끌고 있다. 여기엔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해 녀성의 사회활동과 교육 기회를 늘리는 내용이 핵심 과제로 포함돼 있다.
사우디는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률법을 가장 보수적으로, 사회 전 령역에 걸쳐 적용하고 있는 국가다. 녀성은 옷차림은 물론 모든 행동에 제약을 받으며, 공공장소나 공공 행사에서 남녀가 섞여 있는 것조차 금지사항이다.
그러나 젊은 왕세자가 등장한 이후 곳곳에서 규제가 완화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3일 사우디아라비야 수도 리야드에 있는 스포츠 경기장 ‘킹 파드 스타디움'에 최초로 녀성의 출입이 허용됐다. 건국 기념 행사가 열린 날이었다.
2015년엔 녀성이 법조·교육계에서 일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고 최초로 녀성 참정권이 인정되면서 최초의 선출직 녀성 공직자도 탄생했다.
살만 국왕은 지난 5월 “녀성이 남편이나 아버지 등 남성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고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목록화하라”는 칙령을 발표했다. 또 직장인 녀성을 위한 대중교통 수단을 제공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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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