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현 등 올림픽 방송 옷차림·발언 선정성 논란
누리꾼들 “신중했어야” “생트집이다” 반응 엇갈려
런던올림픽 방송에 나선 아나운서와 리포터들의 옷차림이 선정성 논란을 부르고 있다.
<문화방송>(MBC) <런던올림픽 하이라이트>의 원자현 리포터는 ‘붕대 의상’으로 불리는 몸에 밀착되는 옷을 입고 나왔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3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몸매 과시하고 싶어서 방송하시나?”라고 하자, 원씨가 “무례하네요. 그 쪽 표현대로라면 별 시답지 않은 몸매에 왜 시답잖은 관심입니까? 관심 끄시죠”라고 대응해 논란이 커졌다.
방송인 박은지씨도 지난달 28일 문화방송 <스포츠 하이라이트>에서 박태환 선수의 경기 일정을 알리며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 수영복을 입고 방송을 진행하겠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지상파 방송 진행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국방송>(KBS) 박은영 아나운서는 지난 5일 한국방송2 채널 올림픽 특집 <올스타 올림픽>에서 돌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는 달리기 경기에서 개그맨 이상호씨의 가슴이 결승선에 먼저 닿았다는 판정이 나오자 “가슴은 제가 더 나왔는데”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에스비에스>(SBS)의 <올림픽 기록실>에서 김민지 아나운서는 흰색 반바지에 조명이 비치면서 마치 속옷이 비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의상 선택에 신중했어야 한다”는 주장과 “생트집이다”라는 주장이 엇갈렸다.
지금까지 연예인이 선정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면 이번에는 아나운서와 리포터가 대상이라는 점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올림픽 중계를 둘러싼 방송사 간 치열한 경쟁 탓에 내실이 아닌 외형을 차별화하려다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경향은 올림픽 전부터도 이어지고 있었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늘면서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 열풍이 불었고, 아나운서는 절반은 연예인 같은 존재가 됐다는 것이다. 이런 토대에서 시청률 경쟁이 더 달아오른 올림픽이라는 계기를 맞아 선정성 논란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하재근씨는 “아나운서 등 방송인들도 일단은 튀고 봐야 하니까 쉽게 각인이 되는 쪽으로 가다 보니 선정성 논란이 심해진 것 같다”며 “특히 올림픽 방송은 경쟁이 워낙 심하다 보니 이들의 이런 노력이 더 부각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논란이 불거졌을 때 방송사 쪽이 수습하려 하기 보다는 수수방관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며 “방송사 쪽에서는 여성 아나운서를 내세운 노이즈 마케팅보다는 좋은 해설과 중계로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데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