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웠던 날씨가 풀리고 낮의 길이가 늘어나면 피곤함, 졸림, 식욕부진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일명 춘곤증이다. 춘곤증은 우리 몸이 계절 변화에 적응해가면서 나타나는 생리적 불균형에 의해 발생한다. 문제는 나른하고 피곤한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증상이 춘곤증과 비슷하지만 뭔가 숨어 있는 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원 박치완 씨(40)도 최근 부쩍 기운이 없어서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보니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몸이 무겁고 잠을 자도 개운치 않은 증상은 수면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증상이라 오해하기 쉽지만, 만성피로증후군은 개인은 물론 가족 전체에게 영향을 주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심한 피로와 함께 통증,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소화불량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악화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봄에 일어나는 춘곤증과 비슷한 증상을 갖고 있다. 나른한 피로감, 집중력 저하, 충분한 숙면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오후의 졸음 등 춘곤증과 증상이 비슷하다. 이 때문에 이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대부분 처음에 일시적 증상이라 치부하며 한약이나 피로회복제를 먹는다. 하지만 회복되지 않는 피곤함이 다른 증상과 동반된 이후에 병원을 찾고 검사를 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정신질환, 내분비ㆍ대사 질환, 감염질환, 심장ㆍ폐 질환, 수면장애와 기타 원인 불명의 질환으로 인해 만성 피로가 유발되는 경우와도 구분돼야 하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한병덕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억력ㆍ집중력 장애, 인후통, 목ㆍ겨드랑이 통증, 근육통, 다발성 관절통, 두통, 수면으로 회복되지 않는 피로, 힘든 운동과 노동 후 심하게 나타나는 피로, 권태감 등의 증상 중 네 가지 이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