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조종사노조인 국제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가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아시아나기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사고 조사내용의 공개가 성급해 잘못된 결론을 유도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또 샌프란시스코공항측의 정밀 진입 경로각 지시등(PAPI)과 계기착륙장치(ILS) 작동 여부와 고장 상황등 관제미비와 관련된 여섯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ALPA는 8일 발표한 성명에서 “현장 사고조사가 진행되는 중에 여객기 고도와 속도에 대한 많은 정보가 알려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과거에도 이 같은 정보공개가 잘못된 결론과 억측을 이끌어내 조사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ALPA는 “NTSB가 이렇게 빨리 기내녹음장치의 세부 데이터를 공개한 것은 당혹스럽고 부적절하다”라면서 “조사관들이 기내녹음장치의 정보를 섣불리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건 의무사항”이라고 밝혔다.
특히 ALPA는 9일 샌프란시스코공항측의 관제장비 정상작동 및 이상유무등에 대해서 여섯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NTSB의 조사를 촉구했다. ALPA는 충돌사고 당시 ILS의 고장이유와 착륙과정에서 PAPI를 통한 정상고도 확인과정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객관적이고 균형있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CNN에 출연해 “NTSB는 사고현장 방문, 브리핑 등에 대한 기준을 갖고 투명하게 사고원인 조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라면서 “공개된 정보는 사실에 입각한 것으로 조사 과정에서 바뀔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미 워싱턴DC에 본부가 있는 ALPA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33개 항공사의 조종사 5만여 명이 가입된 세계최대의 조종사 노조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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