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정치 > 한국
  • 작게
  • 원본
  • 크게

'쑥대밭'된 4대강 현장…"요트계류장·축구장이 어디예요?"

[기타] | 발행시간: 2013.08.02일 06:02

사람 찾지 않는 흉물로 전락…'녹조라떼'·'다리붕괴' 등 전국 신음

[CBS노컷뉴스 신동진 기자] 지난 1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연기면 세종보 내 위치한 금강 요트계류장.

생태공원이 조성됐을 것이란 기대는 입구에서부터 무너졌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반기는 것은 무성하게 제멋대로 자란 수풀뿐이었다. 그리고 수풀 사이로 철제 구조물 하나가 물 위에 외롭게 떠 있었다.

그 어디에도 인적은 찾을 수 없었다. 울퉁불퉁 파이고 부서진 자전거도로와 여기저기 보기 흉하게 임시방편으로 석고로 땜질을 해놓은 인도는 그야말로 흉물스러웠다.

질퍽한 길을 따라 도착한 요트계류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요트계류장 주위는 말그대로 '쑥대밭'이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수풀이 제멋대로 자라있었고, 계류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수풀이 엉성하게 깎여있었다.

이마저도 예전에는 사람 키 만 한 수풀이 우거져있었는데, 최근 대전충남녹색연합 측이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관리실태를 지적하자 7월 초에 이렇게라도 깎아놨단다.

대충대충 깎여진 풀을 파헤쳐보니 그 아래에는 원래 요트계류장 입구로 가는 다리 역할을 했어야 할 대리석이 보였다.

가려진 대리석 위 풀들 밟자 들어가는 길은 질퍽거렸다. 최근 비가 온 탓에 한걸음 한걸음 디딜 때마다 신발 속에는 물이 스며들어왔다.

요트계류장에 도착하자 이미 발목아래는 흙과 물로 범벅이 됐다. 이렇게 힘겹게 도착한 요트계류장은 앙상한 철제구조물뿐만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다.

요트계류장은 원으로 된 호 안에 마련돼 있었는데, 전문가들은 이 호가 만들어진 후부터 녹조사체와 이에 따른 악취가 생겨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간사는 "원래는 선착장이 없을 때에는 유속이 잘 흘렀고 4대강사업으로 인해 호가 만들어진 이후 유속 흐름이 없어지게 됐다"며 "흐름이 없다보니까 썩게됐고 녹조사체가 발생하고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착한 곳은 공주 고마나루 인근에 조성된 수상공연장. 수상공연장 내 마련된 관람석에는 잡초가 떡하니 버티고 서있었다.

세종보와 비교하면 비교적 관리가 된 듯 보였다. 하지만 수상공연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빗물에 토사가 유실된 채 방치돼 있었고, 수상공연장 앞 강물 위에는 구명튜브와 슬리퍼, 온갖 쓰레기들이 한켠에 보기 흉하게 몰려있었다.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 황산대교 아래 조성된 친수공간도 방치돼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관리소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부터 축구장과 농구장으로 가는 10여 분 동안 보이는 것이라곤 무성한 잡풀뿐이었다.

시민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황산대교 너머에 조성된 축구장에 수많은 시민들이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축구장과 농구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찾을 수 없었고 허리까지 자란 잡풀들을 헤치고 들어가야 했다. 역시나 들어가는 동안 신발은 물과 진흙으로 범벅이 됐다.

축구장 한가운데에는 무릎까지 자란 풀들이 무성했고, 잔디는 발목까지 왔다. 배수가 전혀 안되는지 발을 디딜 때마다 빗물은 운동화 속으로 스며들었다. 골대가 없었다면 이곳이 축구장인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이렇게 정부가 수요예측없이 마구잡이식으로 만들어놓은 수변공원은 금강 주위에만 40개에 달한다.

특히, 인구 8만 명도 안되는 부여군에 만든 수변공원 면적은 서울 여의도공원의 50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세종시와 충남 6개 시군이 이같이 시민들이 찾지 않는 공원을 유지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쏟아부은 돈은 85억여 원가량이어서 국민들의 혈세가 방치된 공원을 위해 강물처럼 새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4대강 사업의 하나로 물과 자연을 즐기라는 취지로 마련된 친수(親水) 사업이 방치된 채 쑥대밭이 된 것만 비단 금강만의 문제가 아니다.

낙동강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전 구간이 '녹조라떼'로 변모하고 있다. '녹조라떼'는 강물이 녹조로 인해 초록색으로 변해 녹차라떼를 연상시킨다는 의미로 생긴 신조어다.

특히, 낙동강 하류 쪽에 있는 창녕함안보 구간은 '조류경보'가 발생했을 정도다.

이미 낙동강 창녕함안보 주변 수산교와 본포교 아래는 걸쭉한 페인트를 풀어놓은 듯 온통 녹색으로 물들었고, 녹조 덩어리도 군데군데 발견되고 있다. 합천창녕보도 같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창녕함안보 하류엔 칠서·본포·창암·매리·원동·물금 취수장이 잇따라 있어, 부산·경남지역 주민들한테 공급하는 식수원 안전도 위협받고 있을 정도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녹조 창궐은 낙동강 보로 물 정체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있을 때까지 수문을 상시 열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다. 춘천시 서면 북한강 자전거도로는 집중 호우로 도로가 무너져 폐쇄됐고,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전북리에 있는 전북교는 교각 3개 중 1개가 유실돼 봉쇄됐다.

전북교 200m 앞에는 남한강이 흐르는데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과도하게 준설을 해 이로 인해 역행침식이 발생하고 있다. 그 여파로 전북교 수심이 깊어지며 교각이 유실됐다는 것이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이날 전북교 교각 유실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남한강에 대한 과도한 준설로 본류가 낮아지면서 유속이 빨라져 지천 바닥이 연속해서 무너져 내리는 역행침식이 발생해 빚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됨에 따라 시민단체들과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녹색연합 황인철 4대강현장팀장은 "4대강 사업으로 심해진 녹조 등 숱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정부는 인정하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보를 철거해서 물을 예전처럼 다시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djinny@cbs.co.kr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71%
10대 0%
20대 14%
30대 29%
40대 29%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29%
10대 0%
20대 14%
30대 14%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임신 7개월차에 접어든 개그우먼 이은형이 '저형당 쇼크'로 위급한 상황에 놓였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기유TV'에서는 '죽다 살아난 임당검사'라는 제목의 영상이 새롭게 업로드됐다. 해당 영상에서 개그우먼 이은형은 "임신 25주차 임신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작품 하나에 2천만원" 신화 이민우, 전재산 사기 후 '화가' 변신 근황

"작품 하나에 2천만원" 신화 이민우, 전재산 사기 후 '화가' 변신 근황

사진=나남뉴스 얼마전 전 재산을 사기 당했다고 밝힌 그룹 '신화' 멤버 이민우가 화가로 변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모비딕 Mobidic'에는 신화 이민우가 출연해 최근 근황을 알렸다. 영상 속 이민우는 "제가 사실 어렸을 때부터 화가가 꿈이었다"

박수홍, '허위사실로 명예훼손' 형수 재판서 비공개 증언

박수홍, '허위사실로 명예훼손' 형수 재판서 비공개 증언

박수홍, '허위사실로 명예훼손' 형수 재판서 비공개 증언[연합뉴스] 방송인 박수홍(54) 씨가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형수 이모(53)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해 내용을 진술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엄마가 플레이보이 모델" 마라탕후루 틱톡커, 알고보니 '이파니' 딸

"엄마가 플레이보이 모델" 마라탕후루 틱톡커, 알고보니 '이파니' 딸

사진=나남뉴스 틱톡에서 '마라탕후루' 챌린지를 유행시킨 키즈 크리에이터 서이브가 사실은 모델 이파니의 딸인 것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2년생으로 올해 12살인 서이브는 틱톡 팔로워만 80만 명에 달하며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10만 명인 대표 키즈 크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