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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이어 성공한 中企 스토리] 영업비밀 며느리도 몰라? ‘100년 기업’엔 특별한 게 있다

[기타] | 발행시간: 2014.01.11일 02:32

“마산 돈은 이 오빠야들이 다 들고 있다고 보면 된다.”

케이블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속 대사였다. 미팅 주선자는 미팅 자리에 나온 마산의 3대 부잣집 ‘무학소주’ ‘몽고간장’ ‘시민극장’의 자제들을 이렇게 설명했다.

드라마 속 몽고간장은 마산을 넘어 한국 기업의 역사가 되고 있다. 올해로 창립한 지 109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몽고간장처럼 대를 이어 100년 역사를 일군 중소·중견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 독일의 경우 200년 이상 된 장수 기업이 1563개나 되지만,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상공업을 멸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근·현대 들어서도 가업 승계에 대한 정책 부재 등으로 인해 장수 기업이 살아남기 어려웠다.

하지만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가업 승계의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는 기업이 일부 있어 다른 기업들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특히 몽고식품과 이성당은 대를 이어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지역 기업에서 전국구 기업으로 발돋움한 대표적인 가업 승계 기업이다.

몽고식품은 1905년 경남 마산의 야마다(山田) 장유양조장에서 시작됐다. 1931년 이곳에 입사한 창업주 고(故) 김홍구 회장은 광복이 되면서 일본인 사장으로부터 양조장을 넘겨받았다. 1년 뒤엔 몽고식품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곳에 있는 우물인 몽고정(井)에서 딴 이름이다. 이후 국내 대표적인 장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회장에 이어 아들인 김만식 회장이 2대 사업주가 됐고 지금은 손자인 김현승 대표가 3대 사업주로 가업을 잇고 있다.

김 대표는 10일 “최고의 제품이 100년 역사의 비결”이라며 “우리 제품의 열성팬은 다른 간장을 먹는 이들에게 자비로 우리 간장을 사서 먹어보라고 건네줄 정도”라고 얘기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빵집인 이성당은 가업이 굳이 아들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빵집은 전북 군산에 1910년 ‘이즈모야’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1945년 고(故) 이석호씨가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하는 빵집’이란 뜻에서 이성당으로 이름을 바꿨고 이후 이종사촌인 조천형씨가 경영에 나섰다. 현재 이성당 대표는 이씨도 조씨도 아닌 김현주씨다. 2대 사업주인 조천형씨는 김 대표의 시아버지, 3대 사업주인 오남례씨는 시어머니다. 김 대표는 대두식품을 운영하는 남편 조성용씨를 대신해 2003년 대표 자리에 앉았다. 하루 약 2만개의 빵을 만들고 택배 물량만 하루 4000개나 되는 이 빵집은 지난해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몽고식품과 이성당의 성공 사례는 가업 승계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도전할 힘을 주고 있다. 건자재 회사인 이노블록의 한상우 이사와 사무용품 업체 드림오피스의 김소희 이사도 가업 승계에 나선 젊은이들이다.

1980년생 동갑인 두 사람은 2006년 각각 아버지 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다른 꿈을 키웠었다. 한 이사는 유학을 준비 중이었고, 김 이사는 박사 과정을 밟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아버지 회사를 선택했고 9년차를 맞은 현재도 초년병 때처럼 새벽같이 회사에 출근해 새로운 성공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한 이사의 이노블록은 할아버지인 고(故) 한종훈 회장이 1971년 영진건재란 상호로 경기도 안양시에 세운 벽돌공장에서 출발했다. 이후 1985년 한 이사의 아버지 한용택 대표가 가업을 이어받았다. 이노블록은 친환경 블록 등으로 국내 건축용 블록 업계 1위(시장점유율 13%) 업체로 성장했다.

국내 사무용품 유통업계 2위 업체인 드림오피스는 김 이사의 아버지 김학상 사장이 1982년에 세운 13.22㎡짜리 소형 문구점에서 출발했다. 드림오피스는 업계 최초로 기업 대상 배송 서비스에 나서면서 급성장해 지금은 100여개 체인점을 두고 있다.

한 이사와 김 이사는 어릴 때부터 고군분투하는 아버지를 보며 자랐다. 그들이 승계를 결심한 것은 ‘고생하는 아버지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업계 상황을 철저히 파악하고 뚜렷한 목표를 갖고 뛰어들기보다 ‘돕겠다’는 생각으로 덤비다보니 흔들릴 때도 많았다. 이는 가업을 승계한 자녀들의 공통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한 이사는 “아버지를 돕겠다는 생각만으로는 냉혹한 사업 세계에서 견뎌내기 어렵다”며 “뚜렷한 목표와 확고한 자신감을 가져야 버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몽고식품 김 대표도 가업 승계를 준비 중인 젊은이들에게 “장기적 안목을 갖고 최소 10년은 업무를 숙지하고 나아가 부문별 전문가나 유사한 환경의 사람들과 교류해 스스로를 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세월이 가면 저절로 승계되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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