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TV에서 폭로한 니콘 D600의 검은 반점
올해 중국중앙방송(CCTV)의 살생부에 오른 외자기업은 니콘이었다.
CCTV는 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방영한 '3·15완후이(晚会)'에서 일본 전자업체 니콘의 제품 D600을 사용해 찍은 사진에서 검은 반점이 나타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D600은 니콘에서 지난 2012년 9월 출시한 DSLR 카메라로 2천만화소가 넘는 초고화질 해상도를 갖춘 중고급 카메라이며 중국 현지에서는 1만위안(175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된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각지에서 니콘 D600을 구입한 고객들은 사진을 찍은 후, 검은 반점이 나타났다.
장시성(江西省) 난창시(南昌市)에서 D600을 구입했다는 완젠잉(万建英) 씨는 "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진에서 검은 반점이 나타났다"며 "처음에는 새인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아니었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런펑(任鹏) 씨 역시 "사진을 찍고 검은 반점이 나타났는데 1~2개가 아니라 여러 개였으며 반점이 명확했다"고 꼬집었다.
중국 곳곳에서 이같은 문제가 제기되자, 니콘 측은 지난달 22일 중국 홈페이지에 "먼지 때문에 이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니콘 A/S 매장에 가서 검사받고 렌즈를 청소하면 된다"는 공지문을 띄웠다.
이같은 공지문을 받은 고객들은 A/S 매장에 가서 렌즈를 청소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문제가 또 발생했다. 런펑 씨는 "얼마 찍지 않았는데 같은 문제가 또 발생했다"며 "처음 때보다 오히려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연이어 발생하는 문제에 니콘 측은 "스모그 때문이며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CCTV는 "니콘 카메라의 이같은 문제는 중국 뿐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발생했다"며 "미국에서만 1천여건의 D600 카메라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니콘 미국지사는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D600을 D610으로 무상굔화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3·15완후이'는 CCTV가 지난 1991년부터 매년 3월 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방영하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으로 소비자의 각종 피해 및 불만 사례를 접수해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기업을 집중 고발하고 있다.
중국 로컬기업 외에도 외자기업을 고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해에는 애플과 폴크스바겐이 CCTV의 살생부에 올랐으며 2011년과 2012년에는 금호타이어, 맥도날드와 까르푸가 각각 고발당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