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억 이상 연봉 등기임원 공개내역보니
- 한라비스테온공조·S&T중공업·중앙에너비스 등 기신고
- 대기업 등기임원 연봉 내역 관심 고조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주주총회를 마무리하면서 지난해 등기이사 개인에게 지급된 연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이 대다수인 가운데 이번 사업보고서 제출시부터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등기임원과 연봉액수가 공개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미 등기이사에게 5억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했다는 법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6일 이데일리가 개별 연봉 공개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11월말 이후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분기보고서와 반기보고서, 사업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5억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했다고 보고하는 상장사와 비상장법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은 지난 7일 사임한 박재석 S&T중공업 전 대표이사로 회사는 지난 한 해 그에게 7억35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연봉에는 3억원 가까운 스톡옵션 행사이익도 포함돼 S&T그룹 소속 회사 임원중 유일하게 5억원을 넘었다.
미국계 공조회사인 비스테온이 대주주인 한라비스테온공조의 박용환 대표이사도 지난해 12억2800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보고됐다. 급여로만 5억5000만원이 나갔고, 장단기 성과급 6억5500만원이 포함됐는데 CEO에 파격적인 연봉을 지급하는 외국계 회사의 관행이 박 대표에게도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반도체용 부품 회사로 한 때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었던 10월 결산 피케이엘은 정수홍 대표에게 5억7600만원을 지급했다고 보고했다.
9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로 석유류 유통사업을 벌이는 중앙에너비스는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한상열 대표이사 사장과 동생인 한상은 대표이사 부사장에게 각각 5억9500만원씩 똑같은 연봉을 지급했다고 보고했다.
두 사람은 각각 16.96%와 16.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급여는 물론 특별성과급도 동일 액수로 받았다. 다만 한상은 부사장은 보수총액에는 포함되지 않은 장학금 300만원의 소득도 있어 형보다 많았다.
제도 시행 초기이다보니 혼선도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개 기준에 미달하는데도 연봉을 그대로 노출한 곳도 일부 눈에 띄었다.
9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농우바이오가 지난 회기 김용희 부회장에게 2억7700만원, 정용동 대표이사에는 1억88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고 보고했다. 삼원테크의 경우 5억원을 밑도는 9개월간의 등기임원 연봉 지급액을 그대로 보고했다. 5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비상장 A사는 연봉이 1억2200만원에 불과한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사와 사외이사, 감사 연봉액을 모두 공개했다. 코넥스 기업 몇몇 곳도 연봉 총액이 5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등기임원별 연봉을 전부 공개했다.
5억원 이상 등기임원 연봉 공개 제도는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도입됐다. 다만 등기이사에 한하고 있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처럼 어느 계열사에도 등기이사로 올라가 있지 않다면 보고 대상이 아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규정상 퇴직 임원도 직전해에는 보고 대상임), 삼성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처럼 내노라 하는 오너들이 공개 대상이어서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보고서 제출 시한인 3월말까지는 연봉 공개가 대부분 이뤄진다.
김세형 (eur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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