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무료영상통화인 페이스타임을 3G, LTE 등 이동통신망에서도 제공키로 하면서 통신시장에 또 다시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페이스타임을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로 규정하고 서비스 차단에 나설 방침이어서, 카카오톡발 무료 음성통화 논란에 이어 또 다른 논쟁거기로 부각될 전망이다.
애플이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2012를 통해 페이스타임을 올 가을 업그레이드 예정인 iOS6 버전부터 이동통신 망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페이스타임은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사용자 간에 서로 호환되며 활용할 수 있는 무료 영상전화 서비스다. 애플은 지난 2010년 아이폰4 출시 당시부터 페이스타임을 제공중인데, 기존에는 와이파이망에서만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왔다. 애플로서는 차기모델인 아이폰5에 새로운 모바일 OS를 채택하면서, 기존 와이파이망 뿐만 아니라 이통사들의 3G 및 LTE망을 통해서도 무료 영상통화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애플이 이처럼 아이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영상통화서비스에 나서겠다고 천명하면서, 당장 국내 이통업계는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톡발 무료 mVoIP 논쟁이 채 해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글로벌 사업자인 애플까지 무료 mVoIP를 제공키로 하면서 사실상 패닉상태에 내 몰리고 있다.
당장, SK텔레콤은 애플의 페이스타임을 보이스톡과 같은 mVoIP 서비스로 규정하고, 5만2000원 요금제 이상 가입자에만 사용을 허용하고, 그 이하 가입자에는 서비스를 전면 차단할 방침이다. KT도 "애플의 페이스타임을 mVoIP 서비스라 보고 있으며, 동일한 제한 정책을 시행할지에 대해서 검토중"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각사별로 입장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양사 모두 페이스타임이 촉발시킬 mVoIP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통신업계는 페이스타임이 음성통화만 가능한 보이스톡 등에 비해 고화질 영상통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망 부하가 훨씬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기존 유료 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저하도 심각한 문제로 제기될 전망이다. 애플 기기간 무료 문자서비스인 아이메시지(iMessage) 등에 대해서는 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지만, 영상통화까지`무임승차'하는 것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게 이통사들의 입장이다.
특히 국내 이통사들의 경우 올 하반기까지 전국 읍면단위까지 LTE 전국망 구축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전개하고 있지만, 정작 애플의 페이스타임이 상용화될 경우, 통화품질 하락에 수익성 악화까지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통사들의 약관에는 현재 데이터 네트워크를 통한 영상통화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다. 하지만 페이스타임의 경우 음성과 영상이 결합된 서비스인 만큼, 약관상 규정을 근거로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페이스타임도 다른 mVoIP 서비스와 동일한 정책을 적용받는 것"이라며 "다만, mVoIP 허용량 내에서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경우 현재 5만4000원 요금제의 경우 1000분에 해당하는 200MB의 mVoIP 용량을 허용하고 있는데, 페이스타임은 영상통화임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통화량은 200분 내외에서 가능할 전망이다.
디지털타임스 박지성기자 jspark@
◇ 사진설명 :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의 연례 개발자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애플은 당초 이번 행사에서 공개할 것으로 점쳐져온 아이폰5 대신에 모바일 운영체제(OS)인 iOS6과 맥북 등을 공개했다. 특히 무료 영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을 3G, LTE 등에서도 제공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제공=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