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빅마켓’ 코스트코에 도전장독산동에 회원제 할인점 1호점

국내 유통업체로는 첫 운영

프라다 등 명품 최대 40% 할인

현금·롯데카드로만 결제 가능

미국계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독점하고 있는 국내 회원제 할인점 시장에 롯데마트가 도전장을 냈다.

롯데마트는 28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회원제 할인점 ‘빅마켓’(VIC Market) 1호점(사진)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토종 유통업체가 회원제 할인점을 운영하는 건 롯데마트가 처음이다. 전국에 7개 매장을 운영하며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코스트코에 맞서 빅마켓이 회원제 할인점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장 빅마켓 1호점인 금천점이 코스트코 양평점에서 5.5㎞ 거리에 있어,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부터 빅마켓은 코스트코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연내에 경기도 화성에 2호점을 열 계획이고, 향후 영업점을 추가로 더 늘려 회원제 할인점 시장의 독점 구조를 깨겠다”고 말했다.

빅마켓의 연회비는 개인 회원 3만5000원, 사업자 회원 3만원으로 코스트코와 같다. 또 코스트코처럼 내부 인테리어를 최소화하고, 상자 단위로 상품을 진열하는 등 창고형 매장 방식을 택했다. 연회비를 내야 하는 회원제는 아니지만 이마트도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매장을 이미 6개 운영하고 있어, 향후 코스트코·빅마켓·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할인점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빅마켓의 판매 상품 종류는 3000여개로 일반 대형마트(6만~7만개)에 견줘 훨씬 적지만 코스트코(3700여개)와는 비슷하다. 그동안 대형마트에서 취급하지 않았던 루이뷔통·프라다·페라가모 핸드백과 오메가·태그호이어·카르티에 시계, 디오르·펜디 선글라스 등 국외 유명상품도 병행수입 등을 통해 10~40% 할인 판매한다. 빅마켓 쪽은 라바차 원두커피, 팸퍼스 팬티형 기저귀, 시세이도의 세안제 퍼펙트 휩, 프랑스 와인 샤토 지스쿠르 2007 등을 대표 상품으로 꼽고 있다.

빅마켓은 ‘코스트코 따라 하기’를 넘어 ‘한국형 회원제 할인점’ 전략을 추구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대표적인 게 코스트코에는 없는 편의시설이다. 빅마켓 금천점의 경우 경정비 코너, 동물병원, 약국, 키즈카페, 어린이 소극장 등을 갖춰 가족 단위 쇼핑객들을 위한 편의성을 높였다. 코스트코의 경우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게 약점으로 꼽히지만, 빅마켓은 주차 시설도 넉넉히 갖췄다. 빅마켓 금천점은 6개층 가운데 3개층을 주차장으로 활용해 600대를 수용할 수 있다. 다만 코스트코가 현금과 삼성 제휴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는 것처럼, 빅마켓도 현금과 롯데카드, 롯데상품권, 롯데멤버스 포인트로만 결제를 해야 해 소비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롯데마트가 회원제 할인점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포화상태에 이른 대형마트보다 사업성이 높은데다, 충성도 있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코스트코의 경우, 점포당 평균 월 매출이 250억~300억원 수준으로, 일반 대형마트에 비해 3~4배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기존 대형마트에서는 제공하기 힘들었던 상품과 가격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국외 조달을 통해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 상품들을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 한겨레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