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MBC노동조합이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1개월 가까이 파업 중인 가운데 경찰이 노조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28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김재철 MBC 사장이 "파업으로 회사의 정당한 업무수행을 방해하고 있다"며 정영하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영등포경찰서로 내려 보내 수사토록 했다.
경찰은 김재철 사장이나 김 사장의 대리인을 불러 고소 내용을 확인한 후 노조 간부들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MBC노조는 지난달 25~27일 서울지부 조합원 1010명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69.8%로 파업을 결정, 같은달 30일 전면 총파업을 개시했다.
파업의 여파로 '9시 뉴스데스크'는 현재까지 단축 방송 중이며 '무한도전' 등 인기 프로그램도 결방되고 있다.
최근 간부급 사원들까지 파업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21일 MBC의 간부급 사원 135명이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23일에는 '8시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 최일구 부국장과 '뉴스와 인터뷰' 앵커 김세용 부국장이 보직에서 사퇴, 파업에 합류했다.
파업이 이어지자 김 사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MBC 본사로 출근, 확대 간부회의를 통해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외부에서 업무를 봤지만 인내도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회사는 원칙에 따라 불법 파업에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고소할 뜻을 내비쳤다.
이어 MBC 사측은 지난 27일 남부지검에 제출한 고소장에 '노조원을 동원해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위력으로 시설을 정지시켰다' '대표이사의 퇴진을 명목으로 파업을 하는 것은 경영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다' 등 내용을 포함시켰다.
한편 고소를 당한 직후 정영하 위원장 등은 성명서를 통해 "고소 소식을 들은 조합원들의 반응은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것"이라며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정당한 파업을 하고 있는 우리가 도대체 무슨 업무방해를 했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 측의 강경 대응은 조합원들의 분노만 고조시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최고의 방송 MBC를 만들기 위해 김재철 사장이 할 일은 당장의 사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