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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임머신’… 핵심 디자인은 유지, 속은 첨단 성능

[기타] | 발행시간: 2013.05.15일 03:08

공기역학에 반하는 각진 모서리에 투박한 문짝, 툭 불거진 동그란 헤드램프를 단 모습이 수십년 전 어느 전쟁터에서 환생한 듯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G클래스(일명‘G바겐’)는 1979년 출시된 1세대 모델(오른쪽 위 작은 사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김연정 기자

핸들 잡는 순간 어릴 적 꿈속으로… 향수 자극 '클래식카' 속속 귀환

대기업 임원 주모(56)씨의 회사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가족사진 대신 1953년식 포르셰 '550 스파이더'가 깔려 있다. 놀란 듯 동그랗게 치켜뜬 두 눈 같은 헤드라이트, 은빛 창백한 몸체, 크고 가녀린 핸들…. 지금이라도 시동을 걸면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며 달려나갈 것만 같은 자태다. 제임스딘이 죽는 순간까지 함께했던 바로 그 차이기도 하다. 그는 "어려서부터 줄곧 이 차가 좋았다. 이젠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갖기 어려운 내 드림카라서, 첫사랑보다 가슴 아프고 설레게 한다"고 말했다.

남자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한 대쯤은 품은 클래식카가 수십 년이 지나 속속 재림(再臨)하고 있다. 원형을 보고 꿈을 키웠던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도록 핵심 디자인은 유지하면서도, 속에는 첨단 성능으로 꽉 채웠다.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실현 가능한 꿈'이 되고, 청소년들에겐 새로운 로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네모 상자 같아도 괜찮아, 내 마음속 로망이니까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국내에도 출시한 'G클래스', 일명 'G바겐(G-Wagon)'은 극한의 험로 주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1979년 탄생한 1세대 모델이 34년 만에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차다. 공기역학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앞유리가 한껏 세워져 있고 모서리도 모두 날이 서 있다. 공기 흡입구도 보닛 쪽으로 바짝 올라붙었다.

문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미동도 하지 않아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동그란 버튼을 한 번 눌러야 툭 튀어나오는 손잡이. 철컥 열리는 두꺼운 철문의 경첩이 밖으로 돌출돼 있다. 조수석 대시보드에는 커다란 손잡이도 달렸다. 역시 미관상 대부분 사라진 것들이다. 극한의 험로 주행 상황에서 네 바퀴 중 한 바퀴만으로도 지탱할 수 있는 디퍼런셜 락(differential locks) 기능도 34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작년 말 6기통 3.0L(리터) 디젤엔진과 8기통 5.5L 가솔린엔진 두 가지 모델이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한국에 배정된 물량 50대가 모두 팔려나갔다. 올해도 1분기에 총 75대가 판매됐다. 벤츠가 이 차를 출시하며 내건 슬로건이 'Trends come and go, Legends come and stay(유행은 잠깐이지만, 전설은 영원하다)'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최소 1억4850만원에 달하는 돈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며 줄을 선 것이다.

영국 SUV 종가(宗家) 랜드로버도 창사 65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모델 '디펜더 LXV(65)'를 지난달 말 공개했다. 이 차는 1948년 '휴이(Huey)'라는 애칭으로 불린 최초 모델 '랜드로버 시리즈 I'를 재해석한 것이다. 4각 프레임의 딱딱한 지붕선, 크고 둥근 헤드램프, 길게 가로지르는 앞범퍼 등에서 휴이를 그대로 떠올릴 수 있다. 과거와 달라진 게 있다면, 항공기에 쓰이는 최첨단 알루미늄 소재로 몸체를 탈바꿈하고, 사륜구동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는 점이다.

男心 자극하는 향수를 판다

닛산의 소형 스포츠카 '370Z'는 1969년 처음 출시된 'Z시리즈'의 원조, 일명 '페어레이디'의 최신형이다. 1960년대, 도요타에 비해 사세가 보잘 것 없었던 닛산은 자동차 팬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을 멋진 스포츠카 디자인에 나선다. 야마하와 손잡았다가 실패하고, 결국 자체 개발한 로드스터 S30(프로젝트명)을 출시하게 된다. 이 차가 1세대 Z다. 이후 6세대를 거듭하도록 긴 보닛과 짧은 2인 승객석이 특징인 독창적인 디자인을 유지해왔다. 이를 일컬어 'Z다움(Z-ness)'이란 말까지 생겼다. 40년간 총 170만대가 팔려, 소형 스포츠카 부문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도요타 '하치로쿠(86)'는 1983년 준중형차인 4세대 코롤라 레빈과 스프린터 트레노라는 차의 차량 형식번호 'AE86'에서 유래했다. 일본 인기만화 '이니셜D'에서 주인공 다쿠미가 아버지가 운영하는 두부집에서 배달할 때 쓰는 차로 등장해 스토리까지 더해졌다. 이 차가 최신형으로 부활하게 된 것도, 이디셜D를 보고 자란 어른들이 꾸준히 그리워하고 갈망한 덕분이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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