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황소영 기자] SBS TV ‘샐러리맨 초한지’(장영철 정경순 극본, 유인식 연출)가 지난 13일 종영되면서 많은 이슈를 낳은 가운데, 홍수현 정려원의 연기변신이 배우의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 음소거女 정려원
배우 정려원은 MBC TV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2005) 이후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행에 있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샐러리맨 초한지’를 통해 거침없는 성격과 욕설을 쏟아내는 막무가내 재벌녀 백여치로 분해 그간 보지 못했던 매력을 드러냈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말 그대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주로 청순가련한 역할을 맡았던 정려원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확실하게 이미지 변신을 했다. 그녀는 자신의 뜻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상대방에게 욕을 퍼붓고,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많아도 반말을 하는 무개념녀로 그려졌다. 이에 거친 욕설이 나올 때면 삐삐 소리가 나며 음소거가 돼 ‘음소거녀’로 등극했다.
이와 더불어 정려원은 여배우로서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노란색 깔깔이에 군밤장수 같은 모자를 쓰고 노숙자로 변신도 했고, 배고픔을 못 참아 피자가게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또한, 정려원은 할아버지 진시황(이덕화)의 복수를 위해 알코올 중독자인 척 연기까지 했다. 이를 통해 그는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선사했고 백여치라는 인물에 100% 빙의된 듯한 느낌을 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반전女 홍수현
배우 홍수현은 KBS 2TV 드라마 ‘공주의 남자’를 통해 조선 제일의 미색이라 불릴만한 아름답고 화려한 외모를 지닌 도도한 매력의 경혜공주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면, ‘샐러리맨 초한지’를 통해서는 확실한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홍수현은 이번 드라마에서 천하그룹 수석 연구원 차우희 역을 맡아 완벽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허술한 ‘반전녀’로 변신해 안정적인 반전 연기를 펼쳤다. 특히 도도함과 코믹함이 어우러진 팔색조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극중 홍수현은 임상실험 대상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도도한 카리스마를 풍겼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범수를 향해 “내가 아무리 매력 있어도 이러면 안 된다”라고 망언을 던져 폭소케 했다.
또한, 그녀는 최항우(정겨운)와 코믹 커플로 이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처음 우희는 온갖 도도한 척하며 항우를 밀어냈지만, 결국 자신의 진심을 깨닫고 알콩달콩 예쁜 사랑을 키워가 부러움을 자아냈다.
이 같은 홍수현의 우희 연기는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었다는 평가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