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윤지기자]‘진상(進上) 특집’. ‘무한도전-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을 일부 시청자들이 비꼬아 부르는 표현이다. 진상(進上)은 지방의 특산물을 임금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바침을 뜻한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이 진행됐다. 여섯 멤버 중 유일한 미혼자인 노홍철의 중매를 서기 위해 거리로 나간 멤버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노홍철의 이상형은 26세 이하의 나이에 170cm 초반대의 큰 키와 예쁜 외모를 지닌 여성이었다. 멤버들은 버스, 한강 고수부지 등을 오가며 그의 이상형에 근접한 여성들을 찾았다.
문제는 여성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시선이었다. 멤버들은 여성 출연자들의 외모와 나이에 집중했다. 직접적인 비하 발언은 없었지만, 외모와 나이로 평가 받으며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일종의 상품처럼 그려졌다. 같은 채널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 작가들에 대한 묘사가 그러했다. 정형돈은 회의에 열중하는 그들을 창문 너머로 지켜봤고, ‘일만 할 것 같은 ‘아빠!어디가’ 작가들’이란 자막이 이어졌다. ‘일만 할 것 같다’는 말이 주는 미묘한 어감은 일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겼다.
이상형은 개인의 취향이다. 다만 그것이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는 듯한 방식으로 화면에 담겼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외모지상주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풍경일 수도 있다. ‘일만 할 것 같다’는 표현 또한 사담으로 오갈법한 농담일 수 있다. 하지만 케이블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도 아닌 ‘공익예능’으로 평가받는 ‘무한도전’이 외모지상주의를 당연시했다는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무한도전’은 2009년 3월 ‘여성의 날’ 특집이나 지난해 7월 ‘소문난 7공주’ 특집을 진행했다. ‘소문난 7공주’ 특집 당신엔 ‘여성의 미모가 경쟁력인가 아닌가’를 두고 열띤 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유재석은 “미모만이 경쟁력은 아니다. 미모만 우선시 되면 사회가 어떻게 되겠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예능의 본질은 웃음이다. 예능은 예능일 뿐이다. 다만 뒤끝이 찜찜한 쓴웃음이라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김윤지기자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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