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영국, 올드 트래포드 경기장] 그레그 스토버트, 편집 이용훈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창의력 부족을 노출하며 고전한 끝에 풀럼을 상대로 1-0 신승을 거뒀다. 그라운드의 '마에스트로' 루카 모드리치가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될 수 있다.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표정에는 안도감이 엿보였다. 그 표정이 경기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맨유는 행운이 따랐기에 풀럼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웨인 루니가 최근 프리미어 리그 6경기에서 8골을 터트리는 맹활약을 펼친 덕분에 맨유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3점 차로 따돌리고 프리미어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경기 막바지에 풀럼의 대니 머피가 페널티킥을 얻을 수도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로베르토 만치니 맨시티 감독이 봤다면 우승 경쟁에서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경기였다.
시즌 내내 맨유는 챔피언처럼 보이는 팀은 아니었다. 단지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했던 것뿐이다. 이는 풀럼과의 경기도 마찬가지였고, 맨유는 더는 목표도 남아 있지 않은 중위권의 풀럼을 상대로도 중원에서 제대로 경기를 휘어잡지 못했다.
라이언 긱스와 폴 스콜스라는 훌륭한 미드필더들이 있지만, 맨유가 매주 노장들의 활약에 의존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에서 조기에 탈락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퍼거슨 감독만 아니었다면 맨유는 우승 경쟁을 펼치기도 어려운 전력이다.
이러한 사실을 퍼거슨 감독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스콜스를 대체할 미드필더를 물색해왔고, 앞으로 계속 맨시티의 도전을 억누르려면 팀애 대대적인 보강이 필요하다는 점도 알고 있을 것이다.
팀의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퍼거슨 감독에게 토트넘의 플레이메이커인 모드리치는 최우선 영입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그는 맨유가 원하는 완벽한 미드필더에 가깝다.
사실 모드리치는 프리미어 리그에 오자마자 맨유 이적에 연결됐고, 퍼거슨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모드리치를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토트넘은 5천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받아야 한다며 모드리치를 내줄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맨유는 베슬리 스네이더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20만 파운드의 주급이라는 걸림돌 탓에 영입이 무산됐다. 이번 시즌 스네이더가 부진한 점을 생각하면 맨유가 다시 그를 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퍼거슨 감독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선수는 모드리치다. 창의적인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중원에서 수비에도 가담할 수 있다. 이는 스콜스가 30대에 접어들면서 보여줬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26살인 모드리치 또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겠다는 야망을 채우기 위해서 이적이 필요하다. 현재 5만 파운드에 불과한 주급이 수직으로 상승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맨유는 모드리치에게 충분한 주급을 줄 수 있다. 해리 레드냅 감독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모드리치가 재계약을 망설이고 있는 지금이 그를 영입할 적기라고 할 수 있다.
모드리치는 토트넘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과 레드냅 감독의 잔류가 확정되어야만 재계약을 체결할 것이다. 맨유로서는 4천만 파운드 이상이 될 이적료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맨유는 에당 아자르, 하비 마르티네스 등과 연결되고 있는데, 이는 퍼거슨 감독이 한 선수의 영입에 최대 3,500만 파운드의 이적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팀에 정말로 필요한 모드리치를 위해서라면 좀 더 과감한 지출을 할 필요도 있다. 모드리치가 있어야 맨유는 유럽 정상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드리치는 풀럼전에서 맨유가 노출한 약점을 모두 메워줄 수 있는 선수다. 침착함과 공을 지켜내는 능력, 좁은 공간에서도 공을 받아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할 수 있는 재능까지.
스콜스가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왔다는 것만 봐도 맨유는 중원 보강에 실패한 셈이다. 다음 시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맨유는 이번 시즌 우승에 관계 없이 모드리치를 잡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