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막말논란'에 휩싸인 박현정 서울 시향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4.1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지금 상황에서는 사임할 의사 없다"…조사에 적극 임할 것
(서울=뉴스1) 고유선 기자,정혜아 기자 =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는 5일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진 '막말 파문'에 유감의 뜻을 밝히며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좋지 않은 소식을 알리게 시민들께 머리숙여 사죄드린다. 정말 죄송하다. 여러 과정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있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리 절망스럽고 힘들어도 정제된 언어로 잘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직원에게 약간의 욕설은 한 바 있었으나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이나 인사전횡은 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다른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직원들 중 지금까지 연락하는 사람도 있다"며 "다른 곳에서는 잘하다가 여기와서 갑자기 잘못하진 않았겠냐"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진위여부를 떠나서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다"며 "문제제기를 한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내가 어떻게 어떤 잘못을 했는지)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원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 3자대면도 피하지 않겠다. 그 과정에서 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책임도 절대 피하지 않겠다"며 "감사원 조사에 거는 기대가 크며 감사원은 조사 과정에서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는 지를 규명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는 사임할 의사가 없다. 상황이 바뀌었다"며 "감사원 감사 후 결과를 본 후 적합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시장은 늘 (대표인 내가 아닌) 정 감독과 상의한다"며 "모든 일이 정 감독 위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 배후에 정명훈 예술감독이 있다고 본다며 그만두지 않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10일에 정 감독과 관련한 사안으로 서울시의회 증인출석 요구를 받고 있고, 정 감독의 재계약도 앞두고 있다"며 "아무래도 내가 있으면 이 모든 일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도 박 대표는 자신과 관련해 제기된 문제 중에는 시일이 꽤 지난 일도 있는데 어째서 이것이 자신이 '당장은 시향 대표자리에서 물러날 수 없다'고 한 다음날 이렇게 공개적으로 터졌는 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이상한 일로 시향의 이미지와 성과에 마이너스적인 상황이 벌어졌다"며 "이러한 희생이 시향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위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호소문을 통해 박 대표가 직원에게 일상적인 폭언과 성희롱 발언 등을 일삼았으며 인사를 전횡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이보다 하루 앞선 1일 서울 모처에서 박 대표와 만나 당장 사퇴할 것을 종용했으나 박 대표는 예산안 심의가 마무리되는 12월께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박 시장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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