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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리턴' 조현아 싸가지에 대한 단상

[온바오] | 발행시간: 2014.12.16일 17:36
졸지에 유명인이 된 근대사 최악의 '싸가지', 조현아 씨 관련 뉴스를 보고 첫 느낌은 "설마?" 였다.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기 사람을 무시하고 하대할 수 있을까? 그것도 대한항공 회장의 자녀라면 엘리트일텐데...

대한항공의 최고층 임원이 이륙할려는 비행기를 돌려 자기 사람을 버리고 갔다는 건, 정상인이 할 짓이 아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건, 그래도 대한항공이 가장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 항공사라는 점이다.

정말 혼란스러웠다. 생각이 정리가 안 됐다. 지난해부터 한국에 자주 들락거리며 국내 현실에 조금씩 눈을 뜨게 됐다. 실은 조현아 씨의 싸가지는 한국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다.

올들어 참존 김광석 회장님을 몇번 뵈었다. 뵐 때마다 엘리베이트 앞까지 나오셔서 배웅을 하셨다. 친절하고 인자하신 미소로 한결 같이 맞아주셨다. 그런데, 일흔이 넘은 회장님께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실 때 그 옆에 선 직원들은 하나같이 쳐다만 보고 있었다. "뭐 그렇게까지..."라는 눈빛이었다.

김광석 회장님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대하신다. 나는 그 모습에 감동을 받고 인품에 반하게 됐다.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참존맨이 되어 있었다. 사업적 관계가 아니라 존경의 관계로 인식됐다.

김 회장님은 아직도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같이 식사를 하신다. 그런데 김회장님의 인품을 닮은 직원을 못봤다.

산업화세대 혹은 새마을운동세대와 그 후 세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교육 수준이 월등히 높아졌다. 우리네 부모세대가 옛말로 소 팔고 논 팔아서 교육을 시켜주신 덕분에 고등교육을 받은 세대들이다.

그런데 좀 배운 세대는 오히려 시건방이 하늘을 찌르기 시작했다. 은혜를 모르는 망나니가 되고 영악한 지식으로 생의 지혜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교육 수준의 차이만큼이나 세대간 갈등은 커졌다.

어느새 세월은 흘러 흘러 그런 우리 세대가 대한민국의 기성세대가 되어있다.

내가 제일 존경하는 분은 어머니이다. 시골에서 식당을 하셔서 자식들 대학 교육을 시켰다. 소위 밥장사를 해서 말이다. 거친 시골 사투리로 손님을 대하지만 인정은 많은 신 분이다.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추가로 공기밥을 시키면 얼마든지 공짜로 그것도 즐거운 마음으로 제공하셨다.

나는 이같은 무료 서비스가 이해가 안 됐었다. 맛있게 먹는다고 오히려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서 철이 좀 드니 그것이 곧 인정을 베푸는 감동서비스임을 깨달았다. 나는 당장의 이문을 따지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사는 어머님의 삶의 지혜를, 눈 앞의 이윤을 셈하는 얄팍한 지식으로 재단했던 것이다.

내 주변의 우리 세대를 둘러보면 참으로 똑똑해졌다. 하지만 싸가지가 없어졌고 말은 거창하지만 부모 세대에 비해서 특별히 새로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 회장 따님에, 미국에서 유학까지 한 재벌 따님의 싸가지는 바로 우리 세대의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나는 중국에 와서 생활하면서 개혁개방의 과정을 현장에서 체험하고 굶주리는 북한 사회를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탈북자를 만나면서 산업화 시대의 주역인 부모 세대를 달리 보게 됐다. 그리고 나야말로 복 받은 세대의 운명을 타고 났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소위 민주화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었고 민주화운동을 이끈 소수가 직업 정치인이 되어 정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나라는 오히려 더 혼란스럽고 행복 지수는 떨어졌다. 인정은 메마르고 낭만은 사라지고 생활적 스트레스는 많아지고 사회적 갈등은 심화됐다. 그러고도 여당만 찍는 부모세대를 무시한다.

삶의 질 개선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로 가능하다. 인생의 행복은 물질이 아니라 사랑으로 가능하다. 학위가 지식을 표시할 수 있지만 지혜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물질은 셈할 수 있지만 사랑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존중 받는 사람은 중국사회에서도 존중받았다. 중국인이 박근혜 대통령을 달리 본 이유는 박정희 대통령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개혁개방 과정에서 한국 산업화의 성과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의 싸가지가 나라를 망치고 역사의 방향키를 돌려놓고 있는 지도 모른다.

한 때 투쟁이 사회를 발전시켜 인간의 행복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투쟁의 한복판에 서서 보니 투쟁이 인간성을 파괴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 인간에 대한 사랑만이 인간의 행복을 보장하고 감동적 인생이 가능함을 알게 됐다.

인정이 사라진만큼 우리에게 정신적 피로는 더 쌓였다. 산업화 세대는 우리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였지만 실은 우리의 눈이 지혜를 못봤을 뿐이다.

우리 세대의 자기 성찰과 반성이 절실하다. 한국사회 현실 속에 과연 '조현아'가 하나 일까? 한국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나도 안다"는 말이었다. 도대체 뭘 안다는 말인가? 어리석어 보일 정도로 미련한 우리네 부모 세대의 그 성실함이 없는 지식이 우리에게 무엇을 보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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