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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기자] 세계 클럽 축구에서 최고의 더비를 꼽으라면 단연 스페인의 '엘 클라시코 더비'다.

'엘 클라시코 더비' 속에는 역사와 전쟁, 그리고 민족의 혼까지 담겨 있다. 그렇기에 스페인 '명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대결은 축구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최고의 더비로 꼽힌다.

그동안 유럽 축구 역사에서 이 두 팀은 최강의 위용을 자랑했다. 두 팀은 유럽 축구무대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자주 정상의 자리에 섰다. 2012년 지금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유럽의 중심에서 군림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두 팀은 지금껏 최고의 무대 결승전에서는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유럽 최강자를 가리는 유럽대항전. 현재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로 불리는 유럽대항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총 9회 우승을 거뒀고 바르셀로나는 4회 우승을 기록했다. 두 팀은 결승에서 한 번쯤 만날 법도 한데 그동안 유럽대항전 결승전에서 최고의 라이벌은 만날 기회가 없었다.

지난 1955년부터 시작된 유럽대항전. 유로피언컵이라 불린 이 대회 초대 우승팀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는 5회 연속 우승이라는 놀라운 금자탑을 세웠다. 그런데 결승전 상대에 최고 라이벌 바르셀로나는 없었다.

1955~56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결승 상대는 프랑스의 랭스였고, 1956~57시즌 이탈리아 피오렌티나, 1957~58시즌 이탈리아 AC밀란, 1958~59시즌 프랑스 랭스, 1959~60시즌에는 독일의 아인트라흐트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1965~66시즌 여섯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결승 상대는 세르비아(당시 유고슬라비아)의 파르티잔이었다.

1992년 유로피언컵은 챔피언스리그로 명칭이 바뀌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챔피언스리그 출범 후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3번의 우승을 더 거머쥐었다. 이번에도 결승 상대에 바르셀로나는 없었다.

1997~98시즌 결승 상대는 이탈리아 유벤투스였고, 1999~2000시즌 스페인 발렌시아, 그리고 2001~02시즌 상대는 독일의 레버쿠젠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유럽대항전에서 총 4번의 우승을 기록했다. 바르셀로나가 결승에 올라 우승컵을 다툴 때도 역시 레알 마드리드는 없었다.

1991~92시즌 바르셀로나가 첫 우승컵을 거머쥘 때 상대는 이탈리아의 삼프도리아였고, 2005~06시즌 잉글랜드 아스널, 2008~09시즌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10~11시즌에도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유럽대항전이 시작된 지 57년이 흘렀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결승에서 만나지 못한 최고의 라이벌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그런데 2011~12 시즌 이 라이벌이 유럽대항전 최초로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나란히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8강에서 AC밀란을 꺾었고 레알 마드리드는 아포엘을 제치고 4강에 진출했다.

바르셀로나의 4강 상대는 잉글랜드의 첼시고, 레알 마드리드는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과 4강전을 펼친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결승행을 점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57년 유럽대항전 역사상 처음으로 '엘 클라시코 결승전'이 펼쳐지게 된다.

과연 최고의 라이벌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꿈의 무대 정상에서 만날 수 있을까. 바르셀로나의 메시와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가 최고의 무대에서 세기의 대결을 펼칠 수 있을까.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