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저녁, 폭행사건이 발생한 식당 입구. 빨간 원 안에 있는 사람이 기자들을 폭행한 유력 용의자로 꼽히는 선전시 기술정찰지대 퇴직 관원 왕(王)모 씨.
중국 기자들이 경찰관들의 호화만찬을 잠입 취재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광저우(广州) 지역신문 남방도시보(南方都市报)는 "지난 21일, 자사 기자 3명이 선전시(深圳市) 공안부문의 도룡뇽 만찬을 잠입취재하는 과정에서 당사자들에게 폭행을 당했을 뿐 아니라 휴대폰, 사진기까지 빼앗겼다"며 "뿐만 아니라 둥선(东深)파출소에 이같은 일을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지만 가해자들을 모두 풀어줬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방도시보 기자는 21일 저녁, 선전 둥후(东湖)저수지의 밍주(明珠)해산물산장에서 경찰 28명이 호화만찬을 벌인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현장에 잠입해 취재했다.
취재 결과, 경찰들은 이날 주류, 음료수를 각자 챙겨와서는 인공양식한 도룡뇽으로 만찬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음식값으로만 5천4백위안(93만3천원)을 썼다.
취재 후, 기자들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현장에 있던 경찰들과 보안요원은 기자들을 구타했으며 일부 기자는 사진기와 휴대폰을 빼앗겼다.
기자들은 폭행을 당하자, 둥선파출소에 신고했다. 파출소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서 기자들을 파출소로 연행해 자필 진술만을 요구하고 가해자들을 풀어줬다. 기자들은 경찰에게 식당 CCTV 영상을 봐줄 것을 요구했지만 현지 경찰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남방도시보에서는 이같은 사건을 기사화해 보도하자, 선전시공안국은 지난 26일 저녁 "시공안국은 당일 저녁 해당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벌였다"며 "현재 규정을 위반한 경찰 14명을 정직시켰으며 당시 가해자들을 풀어준 둥선공안국 왕위안핑(王远平) 국장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3년 8월 부패척결을 위해 당·정부, 국유기업에 사치성 연회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