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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룡유회(亢龍有悔)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4.22일 09:26
작성자: 김문일

(흑룡강신문=하얼빈) 봄은 기다릴새도 없이 후딱 다가 왔다. 따뜻한 기운에 대지는 생기가 넘친다. 거리에는 벌써 반팔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오후에는 교외에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 양봉장에 다녀왔다. 화창한 봄날이라서 그런지 벌써 꿀벌들은 분주히 날아다닌다.

  무겁고 힘든 임무를 당분간 마무리 하고나니 문뜩 여유가 생겼다. 일의 여유와 마음의 여유는 뭔가 다른듯 싶다. 일을 하다가 쉬다보면 여유롭다기보다는 걱정에 쫒기는 마음이 강하지만 마음이 여유로워지면 일에 대한 걱정이 없다.

  꿀벌은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많이 알려져왔다. 그러나 부지런하지만 꿀벌은 휴식할줄 잘 모르는듯 싶다. 그래서 꿀벌은 30일좌우밖에 살지못한다고 한다. 부지런해야겠지만 문뜩문뜩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미래의 꿈과 비젼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더 효율적인 인생을 만들수도 있지 않을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변에 있던 작은 돌멩이들을 주어서 장난삼아 점쾌를 벌려봤다.(주역 관련 연구나 점술같은것은 내 취미생활중의 하나임^-^)

  <항룡유회> 의 점쾌가 나왔다. 항룡 (亢龍)이란 승천하는 용을 가르킨다. 이를 인생에 비유하면 존귀한 지위에 오른 사람을 일컫는다. 정상까지 올라간 사람은 이윽고 전락의 길을 걸쳐 후회를 낳게 된다는 가르침의 말이기도 하다. 역경의 전반에 걸쳐 가르치는 말이지만 음의 극에 이르면 양을 태동하게 되고 양의 극에 이르면 음을 부르듯이 <차면 오래 계속되지 않는다>는 깊은 뜻을 알려주고 있다. 주역은 사서오경중 오경의 제일 첫 경으로서 그 가르침의 깊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항룡유회의 뜻을 현재 나의 생에 맞춰 점을 맞춘다면 <꼭대기까지 올라간자는 높은 지위에 붙어 있어도 부하의 지지가 부족하고 인재가 있어도 그 보좌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렇게 되어서는 무엇을 해도 후회를 남기는 결과가 된다>로 풀이된다.

  역(易)이란것은 원래 변화를 나타내는것이라서 이 세상 속에는 무엇하나 일정불변의 것은 없다는 인식을 알려주려고 한다. 왕성함 속에서 쇠퇴의 조짐을 볼수 있어야 한다는 사상을 전파하려고 하는것이다.

  꼭대기까지 올라간후의 전락을 면하기 위해서는 물러설 시기를 그리쳐서는 안된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늦어도 꼭대기까지 올라간 그 때에는 물러날 때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된다.

  지금 올라간듯 하나 올라감이 없고 큰듯하나 크지가 못하고 튼튼한듯하나 내실이 없고 왕성한듯하나 쇠퇴의 조짐을 보이니 장차 후회할수 있으니 어서 준비하고 잘 정돈하라는 점쾌이다. 현재의 상황과 잘 맞아떨어져서 문뜩 뭔가 깨치는데가 있어서 한참 하늘을 쳐다보며 그 여운을 즐겼다.

  유명한 연설가 하르세 윌슨의 어린시절을 회억하면서 했던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가 미국 텍사스주의 동부에서 어린시절을 보낼 때 그는 친구 두명과 함께 여느 때처럼 페쇄된 철로 위를 걷고 있었다.

  한 친구는 마른 체격으로 그와 비슷했고 자크라는 다른 한 친구는 그와 반대로 뚱보였다.

  철로 위를 걷다 세 아이는 철로 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누가 제일 멀리까지 가는지 시합을 하기로 했다. 하르세는 최소한 뚱보는 이길수 있을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만만했다. 그의 머리속엔 오직 마른 체격의 친구뿐이였다. 어떻게 하면 그를 이길수 있을지 온갖 전략을 짰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그와 마른체격의 친구는 몇걸음도 가지못하고 미끄러졌다. 몇번을 시도해 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반면 뚱보친구는 흔들리지 않고 계속 철로 위를 걷고 있었다. 그를 얕보고 있던 하터는 놀라 물었다.

  <우리보다 몸무게가 훨씬 많이 나가는 네 녀석이 어떻게 그렇게 오래 버틸수 있지?>

  <나도 잘 모르겠어. 다만 너희들이 발만보면 걸었을때 난 먼곳을 바라보며 걸었을 뿐이야.>

  그랬다. 쟈크는 뚱뚱한 체형때문에 두 친구처럼 자신의 발을 보면서 걸을수 없었다. 발을 보지 못해 불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는 결국 철로 위의 먼 지점을 바라보며 그곳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고 나서 목표점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그 목표에 다르면 또 먼곳에 목표를 정하고, 계속 새로운 목표를 잡아 걸었기에 철로 위를 떨어지지 않고 걸을수 있었다.

  하르세 윌슨은 훗날 어른이 돼 강연을 할때면 이런 말을 자주 했다.

  <나는 나무를 보며 걸었지요. 반면 그 친구는 숲을 보며 걸었던것이고요. 거기에서 이미 승부는 결판이 났던 겁니다.

  내가 이미 최고에 이르렀다고 오만하고 만족하고 있으면 후회할것이라는 항룡유회의 가르침과 같이 비젼은 모름지기 크고 위대함이 좋다는 말이 되겠다.

  우리를 좌절시키는건 과중한 업무나 어려운 환경이 아니다. 목표가 보이지 않을 때 느끼는 암담함이다. 그럴때 우리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스스로 무너진다. 그래서 <희망속에서 걸으면 머나먼 여정도 즐거운 여행길이지만 절망속에서 걸으면 단 열 걸음도 힘겨운 길> 이라는 말이 생겼다.

  학교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동차여행 가이드를 했던적이 있었다. 대륙횡단 여행을 세번씩이나 하면서도 어떤 비젼이나 목적보다는 그걸 일로 생각하고 억지로 했었다. 그냥 돈을 벌려는 생각에서 했기에 아름다운 풍경도 주변의 어떤것도 제대로 남기지를 못했다. 후에 사업을 시작하여 자기절로 자동차 여행을 떠나면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내가 목적과 비젼이 있었다면 훨씬 일찍 많은것을 배우고 더 많이 얻었으리라!

  눈앞에 있는 길만 보면 바로 앞의 길 만큼은 잘 다닐수 있다. 대신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한다. 조금 더 앞에 큰 함정이 있는것을 깨달아도 이미 때는 늦는다. 더 멀리 더 넓게 바라봐야 한다. 삶의 목적이나 목표에 집중하면 성공으로 가는 여정에서 당신을 도와줄 사람이나 환경, 그리고 자원을 확보할수 있는것이다.

  어제 함께 일하고 있는 누군가가 나한테 리더는 외롭지 않냐고 물어왔다. 리더는 항상 외로운 법이다. 실은 그걸 느끼지 못하고 일을 할뿐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집을 그릴때면 지붕부터 그린다. 땅속에 있는 기초를 그리고 내면을 그리고 그 위에 칠을 하는 화가는 없다. 리더는 모름지기 큰 그림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그 그림을 알려주고 보여주는것이 리더의 몫이다. 나머지 기초를 그리고 설계도를 만드는것은 그쪽 전문가의 몴이다. 모든 사람은 책임과 역할이 다르다.

  리더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구체적이고 부분적인 곳에 생각이 미치지 못할때에는 같은 비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것을 보완하고 수정하면서 큰 그림을 현실로 만들어가는것이다. 꿈은 그냥 꾸고 끝나는것일지도 모르지만 비젼은 내가 꾸고 있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것이다. 리더는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리고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가지도 않는다. 그래야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수 있다.

  자그마한 요언에 휩쓸리고 남들의 뒷소리가 무서워서 나가지 못하면 아무런 일도 해나갈수 없다.

  문뜩 어릴때 아름다워서 노트에 베껴서 읽던 중국 시귀가 떠오른다. <年年歲歲花相似,歲歲年年人不同>이라는 시다. 류정지<劉庭之>의 <백발을 슬퍼하는 노인을 대신해서>라는 제목의 시구절 중의 하나이다.

  꽃은 매년 마찬가지로 피는데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은 해마다 변하고 있다는 철학이 담긴 시구다. 이러한 생각은 우리 모두 가지고 있으리라라. 1년이나 2년은 그다지 눈에 띄게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10년이면 상당히 변하고 30년이면 확 변해버린다. 슬그머니 그것을 느끼면서 <나도 늙는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은근히 서글퍼지기도 한다.

  어린시절에서 장년으로 장년에서 노년으로 인생은 재빨리 지나가버리지 않는가? 악착같이 살아도 나중에 우리에게 진정 남는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에치투오리더십강의를 하면서 언제나 느끼는것이지만 인생을 뜻있게 살고 즐겁게 살고 행복해지려는데에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한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 내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하는것이다.

  <항룡유회>의 진실된 뜻을 이해하고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리더로서 오늘도 큰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가오는 따스한 봄도 어느새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큰 꿈과 비젼을 위한 내 인생에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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