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이양은 평소 성격이 활발하고 온순한 여학생으로 알려졌다. (사진=중국청년망) © News1
(서울=뉴스1) 이건우 기자= 중국에서 한 여중생이 학교 측의 지나친 두발 규제에 반발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8일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7시30분께 중국 산동성 동영시 모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양(14)이 자신의 집 5층에서 뛰어내렸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인 14일 오전 숨졌다.
이양은 이날 오후 일찍 학교를 마치고 돌아와 어머니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등 평상시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7시7분께 저녁식사를 마친 뒤 이양 어머니는 학교 교사로부터 ‘아직 머리를 깎지 않은 여학생은 주말까지 깎을 것’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한통 받았다.
이양 어머니는 그동안 3차례나 같은 메시지를 받은 뒤라 이양에게 주말에 머리깎기를 설득했지만 이양은 완강히 거부했다.
잠시 후 이양은 갑자기 의자에서 일어나 곧장 거실 쇼파로 달려가 창문을 열고는 아래로 뛰어내렸다.
당시 상황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이양 어머니도 미쳐 말릴 시간조차 없었다.
그러나 소식을 접한 학교 측은 “집에서 일어난 일이라 학교와는 무관하다”며 책임회피식 태도로 일관해 이양 부모가 크게 분노하고 있다.
평소 이양은 성격이 매우 활발하고 온순한 여학생으로 알려졌다.
이양 아버지는 “딸아이는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매우 좋아했다”며 “머리를 깎으라는 말에도 금방 기분이 우울해질 정도여서 머리깎기를 강요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이양이 다니는 학교는 남학생의 경우 스포츠형, 여학생의 경우 숏커트형 등 두발 규정을 21년째 유지하고 있어 학생들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이로 인해 이 같은 학교의 두발 규제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양이 숨진 뒤 이양 물건을 정리하던 이양 아버지는 지난해 이양이 쓴 한편의 글을 발견했다.
이양은 글에서 “얼마 전 머리 문제로 어머니와 크게 싸웠다. 학교 규정 때문에 학생들이 반드시 숏커트 머리를 해야 한다. 머리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 이 규정을 따를 수가 없다. 머리는 나의 모든 것이다....”라고 썼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하남성 낙양시의 한 중학교 1학년 여중생이 학교 교사의 체벌과 구타를 견디다 못해 건물 6층에서 뛰어내려 투신 자살했다.
또 앞서 10월에도 안휘성 부남현 한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 2명이 학교 교사의 차별과 멸시에 반발하며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하는 등 학교 측의 비민주적 처사에 맞선 학생들의 자살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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