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담화 미 언론 일제 비판, 백악관만 환영

미 언론 “과거 사과 되풀이, 본인의 사죄는 없어”

백악관 “아베 담화 환영”으로 상반된 입장 표명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백악관은 의례적인 환영의 뜻을 표시했으나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본인의 직접 사죄가 빠졌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부족한 아베 담화로 한국, 중국내의 반감을 불식시키지 못할 것으로 미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전후 70년을 맞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담화에 대한 미국내 반응은 역시 비판론이 크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례적인 입장을 표명해야 하기 때문인 듯 백악관은 환영의 뜻을 표시했으나 AP 통신,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14일 일제히 비판기사를 실었다.

뉴욕 타임스는 “아베 일본 총리는 과거 일본 정부들의 사과를 되풀이 했으나 정작 자신의 사죄는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베 총리는 수개월 동안 계산해 선택한 담화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하는 사죄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워싱턴 포스트 역시 “아베 총리가 선대 총리들이 밝힌 사죄라는 표현을 본인이 직접 말하는 것을 회피 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아베 총리는 전쟁과 관련없는 일본의 차세대들에게 끊임없이 사죄하도록 할 수는 없다고 언급해 한국과 중국내의 반감을 불식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경고했다.

아베 총리는 언제까지 사과해야만 하느냐는 일본내 보수파들의 입장을 반영해 직접 사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과 중국으로서는 아베가 취임 후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역사수정 등의 행동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를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미 언론들과 전문가들의 비판과는 상반되게 백악관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아베 총리의 담화를 환영하고 긍정 평가해 상반된 대조를 보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베 총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가한 고통에 대해 ‘깊은 후회'(deep remorse)를 표현한 것과 이전 정부들의 역사관련 담화를 계승한다고 한 약속 역시 환영한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앞으로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기여를 확대하겠다는 일본의 의도를 확약한 것을 평가한다”면서 “일본은 전후 70년 동안 평화와 민주주의, 법치에 대한 변함없는 약속을 보여줬으며 이는 모든 국가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미 언론들과 미 전문가들의 비판과는 동떨어진 백악관성명은 도를 넘은 아베 감싸기라는 또 다른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