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음주운전 후 두문분출하며 자숙 중이던 방송인 노홍철이 조심스럽게 안방 문을 두드렸다. 그는 대중의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 10개월 여 만에 등장한 그는 돌+아이도, 그녀석도 아니었다. 단돈 18만원에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는 극도의 경험을 통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고자 결심한 모습이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서는 노홍철을 비롯한 남성 5명이 20일간 1인당 18만원의 비용으로 유럽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목적지 팻말을 들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했지만, 그 어떤 차도 멈추지 않았다. 노홍철과 남성들은 39도의 폭염 속에서 3시간이나 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지 소용없었다. 하지만 포기하려는 순간 차를 얻어 타는데 성공하는 기적이 이뤄졌다. 베를린으로 향하는 한 커플이 노홍철과 일행을 무료로 태워줬던 것.
노홍철은 운전자에게 자신을 한국의 엔터테이너라고 소개하며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모든 일을 다 잃었다. 여자친구도 없다. 정말 모든 걸 다 잃었다"며 "당신은 절대 영원히 음주운전은 하지 말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노홍철이 직접 이 사건과 관련된 심경을 전한 건 처음의 일. 또 그는 "그 녀석이 된 후 동료들이 울며 전화가 왔다. 날 정말 걱정하더라. 사실 그 동료가 나보다 일도 많고 왕성한 활동 중인데,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들게 일하고 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기 때문인지 내가 괜찮다고 말해도 안 믿더라. 그런데 또 한 편으로는 나와 환경이 다른 사람의 말이 어느 순간 다 들리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됐다. 솔직히 위로가 잘 안들리기도 하더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개된 다섯 남자들의 여행기는 맨땅의 헤딩이나 다름 없었다. 이들은 목적지까지 도착하려 폭염 속에 3시간이나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고, 생수를 사 먹을 돈이 없어 화장실에서 물을 먹거나 노숙을 하는 등 힘겹게 하루하루를 이어갔다.
노홍철의 이러한 모습은 초심으로 돌아려는 듯한 인상을 줬다. 그는 특유의 호들갑을 떨지도 않았고, 진지하게 여행을 이어갔다. 자숙 중이던 자신의 상황을 잊지 않고 대중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이제 남은 건 대중의 용서 뿐이다.
노홍철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의 마음을 완전히 잡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규 편성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단 그가 이번 예능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했는지는 엿볼 수 있었다. 이제 선택은 대중의 몫이다.
한편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노홍철과 여행작가 태원준, 스트리트 아티스트 료니, 모델 겸 배우 송원석, 대학생 이동욱 등이 유럽 전역을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하는 모습을 담았다. 2부는 오늘(28일) 밤 11시 10분 방영될 예정이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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