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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 물려주면…일왕 “한국 가보고 싶다” 희망 이뤄질까

[기타] | 발행시간: 2016.07.22일 08:58

지난 4일 오후 8시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아키히토(明仁·82·사진) 일왕 부부가 이곳에 전시 중인 한국과 일본의 반가사유상 관람차 들렀다. 한국 국보 78호 금동 반가사유상과 일본 국보인 목조 반가사유상은 한일 수교 50주년(2015년)을 맞아 지난 5월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에 이어 일본에서 함께 전시됐다. 각각 6세기와 7세기에 만들어진 한일 반가사유상의 만남은 한일 우호·교류를 상징한다.

아키히토 일왕은 두 불상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고 한다. 도쿄 외교가에선 일왕 부부가 일반 전시가 끝난 밤에 관람한 데 대해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뜻이 담겨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지난 13일 NHK 보도로 생전에 퇴위하겠다는 의향이 공개된 아키히토 일왕은 한국과 한일 관계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2001년 12월 기자회견 때는 한국과의 혈연을 언급했다. "간무(桓武·737~806년) 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쓰여 있는 데 대해 한국과의 연(緣·ゆかり)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령왕의 아들인 성명왕은 일본에 불교를 전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과의 교류는 이것만이 아니었다”며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 3년만인 2004년 일왕의 당숙인 아사카노미야(朝香宮誠彦王)가 충남 공주시의 무령왕릉에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당시 “일본으로 돌아가면 무령왕릉을 관찰한 내용을 천왕에게 자세히 보고하겠다”며 “기증하는 향로와 향을 박물관이나 무령왕릉 등에 전시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1990년 방일한 노태우 당시 대통령한테도 일왕 가문과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말한 바 있다.

아키히토 일왕의 한국에 대한 친근감 표시는 다양한 형태로 이뤄졌다. 2005년에는 사이판의 한국인 전몰자 위령지인 ‘한국평화기념탑’에 참배했고, 2007년에는 도쿄의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사망한 고(故)이수현씨를 소재로 한 영화도 관람했다.

지금까지 방한 의사는 여러차례 직·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왕세자 때 “한국을 한번 가보고 싶다”는 뜻을 보였고, 89년 즉위 후 회견에선 “(방한) 기회가 있다면 이해와 친선관계 증진에 노력하는 의의가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2년 9월에는 "언젠가 우리(일왕 부부)가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여성 주간지에 보도돼 주목을 끌었다. 당시 쓰루오카 고지(鶴岡公二) 외무성 종합외교정책국장(현 영국대사)에게 "한일 우호관계가 지속되기를 바란다”며 그같이 밝혔다고 한다.

한국도 전두환 대통령 이래 역대 정상이 방일했을 때 일왕의 방한을 희망해왔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방한 여부는 일본 정부의 결정 사항이기 때문이다. 일왕은 헌법 4조에서 국정에 관한 권능을 갖지 않는 것으로 규정된 만큼 정치적인 행위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실제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달 17일 이임 인사차 예방한 유흥수 전 주일대사가 방한 문제를 얘기하자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당시 일왕은 "한일 관계가 좋다고 듣고 있어서 감사하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했다”고 유 대사는 전했다.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 퇴위 의사가 공개되면서 방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전 퇴위에 관한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일본 정부의 우선과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생전 퇴위의 규정이 없는 왕실전범 개정 등 절차를 감안하면 앞으로 수년은 걸릴 수도 있다. 고령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한일 관계가 아직 본격적인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변수다. 사안의 성격상 일본 정부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듣지 못할 일왕의 방한을 추진할 가능성은 없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오영환 기자 oh.younghwan@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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