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와 인터뷰를 통해 경찰과 계약을 맺고 마약사범을 죽이고 있다고 밝힌 여성 마리아(가명). [출처=BBC]© News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마약과의 전쟁'이 진행 중인 필리핀에서 경찰에 돈을 받고 사람을 죽이는 '전문 킬러'가 등장했다.
25일(현지시간) BBC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경찰과 계약을 맺고 마약범을 전문적으로 죽이는 직업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계약을 맺은 전문 킬러에게 마약사범 한명 당 2만 페소(48만원)를 지불한다. 만약 4명이 조직을 꾸려 한명을 죽이면 4분의 1씩 나눠 갖는 것이다. 필리핀 물가를 감안해도 크지 않은 돈이지만 킬러들이 일에서 발을 빼는 것은 쉽지않다. 생계를 위해 이 일을 선택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리아란 이름의 한 여성은 BBC와 인터뷰에서 경찰에 지시를 받고 지금까지 총 6명을 죽였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남편까지도 킬러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임 3개월만에 두테르테 대통령의 대대적 마약 단속 아래 사망한 사람은 23일 기준 최소 1900명으로 집계된다. 필리핀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들중 경찰 공권력에 죽은 사람은 756명이며 자경단(自警團)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은 1100명 이상이다.
사실상 마을 안에서 주민들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내전' 양상이다. 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 범죄자가 있다면 당장 죽여라"라며 살인을 조장한 까닭이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5일 올해보다 11.6% 증액된 내년 예산 3조3500억 페소(약 79조3000억원)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증가한 예산 대부분은 범죄자 처벌을 위한 데 쓰인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경찰 예산은 올해 대비 24.6% 증가한 1104억 페소(약 2조6000억원)로 경찰 채용, 임금 인상, 총 구입 등에 쓰일 예정이다.
제닐린 올라이레스가 필리핀 마닐라의 한 거리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연인 미카엘 시아론을 보며 비통해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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