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1위업체인 넥슨이 2위인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게임업계 사상 최대의 ‘빅 딜’이다. 엔씨소프트는 8일 기업공시를 통해 “넥슨 일본법인(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주식 지분 14.7%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24.69% 중 14.7%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8045억원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평소 친분이 깊은 김택진 대표와 넥슨 김정주 회장이 ‘담판’을 벌여 극적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1년 선후배 지간이다. 국내 게임벤처 1세대로 나란히 미 ‘포브스’가 꼽은 세계의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지분 매각은 게임발전을 위해선 양사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이뤄졌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번 주식 매각 배경과 관련해 “우리나라 PC방 게임 점유율 상위 1,2위가 최근 외국 게임으로 모두 바뀌었고 이 두 게임의 점유율이 절반에 이르는 등 게임 시장에 있어 글로벌 경쟁이 휠씬 치열해 지고 있다”며 “게임, IT 산업의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엔씨소프트와 넥슨 두 회사가 힘을 합쳐야 세계 게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성장,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넥슨이 최대주주가 됐지만 김 대표는 대표이사 자리를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오는 21일 예정된 대형신작게임인 ‘블레이드 앤 소울’의 공개테스트 등 진행 중인 사업도 모두 변함없이 추진된다.
넥슨의 엔씨 인수는 국내 게임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빅 딜이자 이변으로 꼽히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 시리즈 등 대형온라인게임에 큰 강점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넥슨은 카트라이더 등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과 해외 사업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넥슨 최승우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는 엔씨소프트의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 간의 결합”이라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향후 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양사가 전 세계 게임 이용자들에게 최상의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