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마다 한 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상영 전에 관계자가 영화에 관련된 정보를 게시판에 적어 놓는다.
9시가 되자, 관객들이 물을 떠 놓고 자리에 앉아,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린다.
관객들은 해설자의 묘사를 듣고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하고, 또는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영화관의 한 쪽 벽면 가득 영화 DVD가 진열되어 있는데, 이미 색이 바란 것도 있다. 2005년 개관 초부터 시작해 ‘마음 영화관’은 600여 편이 넘는 영화를 상영해왔다.
십여 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거의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이곳을 찾는 관객도 있다. 평일에는 조용한 작은 마당이지만 매주 토요일만 되면 사람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사람이 많을 때에는, 관객과 자원봉사자로 작은 ‘영사실’이 가득 찬다. 이곳의 많은 관객들은 모두 본인만의 ‘전용 좌석’이 있다.
영화관 벽면에는 수년 전 직접 그린 영화 포스터들로 가득 차 있다. 이미 구겨지고 빛 바란 것들도 눈에 띈다.
‘마음 영화관’에는 많은 전문 영화 해설자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하러 온다. 과거에는 주로 설립자가 영화 해설의 임무를 맡았었는데, 지금은 자원봉사자들이 이 임무를 맡아 하고 있다. 한 자원봉사자가 두 눈을 가린 채,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보는 영화를 체험하고 있다.
두 시간에 걸친 영화지만 늘 빠르게 끝나고, 관객들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이나 서로의 부축을 통해 영화관을 나선다.
편안하고 여유로워진 작은 집, 이제는 다음 영화의 상영과 관객들을 조용히 기다린다.
[인민망 한국어판 5월 5일] ‘마음 영화관’이 베이징(北京, 북경) 둥청(東城)구의 한 후퉁(胡同, 골목) 쓰허위안(四合院, 사합원)에 자리 잡고 있다. 마침 날씨가 좋아 마당 전체에 햇볕이 가득하자 간혹 길고양이 두 마리가 이곳을 지나쳐가기도 한다.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의 끝에 아담한 작은 집이 있는데, 이곳을 찾는 관객들은 얼룩덜룩하게 섞인 나무 그림자도,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도 볼 수 없다. 그들은 오로지 청각에 의지한 채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자원봉사자의 말을 통해 영화의 화면을 오롯이 느낀다.
20㎡ 남짓의 작은 집에 간단한 설비로 꾸려진 좁고 협소한 공간이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천국’이라 불린다. 매주 토요일 이른 아침이 되면, 수십 명의 관객들이 넓지 않은 방을 가득 메우고 해설자의 목소리를 통해 저마다의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이들 가운데는 멀리 교외에서 첫차를 타고 오는 사람도 있고, ‘마음’으로 십여 년째 보고 있는 오래된 최고의 ‘베테랑’ 영화팬도 있다. 이들 모두가 이곳에 둘러앉아 2시간 동안 이어지는 영화 이야기를 귀에 기울인다.
일주일에 한 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우리와 같이 정상적인 사람의 생활 속에서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시각장애인인 관객들에게 있어서 토요일은 그들이 가장 사치스러운 취미활동을 즐기는 날이다. 그들이 이런 명장면을 볼 수는 없지만, 유심히 살펴보기라도 하면 그들의 표정을 통해 즐기면서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예술은 평범한 사람의 감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지만, 그들에게는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 짓도록 한다. (번역: 김미연)
원문 출처: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