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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머리에 동그랗고 하얀 자국, 알고보니…

[기타] | 발행시간: 2012.10.20일 03:00
“야, 문어대가리!” 이 말을 듣는 순간 지연이(가명)의 눈이 뒤집혔다. 뒤를 돌아 째려봤다. 친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며 깔깔대고 웃었다. 머릿속 회로가 끊겨버린 느낌.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기엔 이미 평정심을 잃은 후였다. 친구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이마가 책상에 부딪쳤다. 피가 보였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무슨 짓을 했지?’ 미안해서일까, 화가 나서일까. 눈에선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 불면증과 우울증 부르기도

지연이는 내성적인 고3 수험생이다. 친구들과 크게 말다툼을 한 적도 없다. 그런 아이가 얼마 전 교실에서 친구를 다치게 했다. 이유가 뭘까.

사건의 발단은 3개월 전. 아침에 머리를 감는데 머리카락이 한 움큼 손에 쥐어졌다. 탈모는 멈추지 않았다. 멀리서도 보일 만큼 동그랗고 하얀 자국이 머리 곳곳에 생겼다. 병원에선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다. 평소 예민하고 걱정이 많긴 했지만….

이후 불면증과 우울증이 생겼다. 성격도 공격적으로 변했다. 친구가 문어대가리라고 놀리자 발끈하고 일을 저지른 이유다. 지연이의 어머니는 “수능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애가 학교에도 안 가려고 한다. 가족 모두 애만 태우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연이처럼 탈모로 고민하는 10대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10대 탈모환자는 전체 환자의 10%를 이미 넘었다. 진료를 받은 10대 환자가 계속 늘어 2만 명에 육박한다.

특히 최근엔 여고생 탈모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탈모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이문원 원장(이문원한의원)은 “5년 전만 해도 치료받으러 오는 여고생은 남학생의 20% 정도였다. 최근에는 절반 이상이다”고 말했다. 서울 A여고 인근 미용실의 이모 원장은 “요즘 여학생들이 탈모 상담을 많이 해서 본의 아니게 두피 관리 전문가가 됐다”고 말했다.

○ 지나친 다이어트도 문제

본보 기자는 17일 오후 서울 강동구 B여고 학생 80명을 직접 만났다. 머리가 빠져 고민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18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탈모 클리닉이나 병원에 가본 적이 있다는 학생이 6명이었다. 최민서 양(고3)은 “반 년쯤 전부터 머리가 빠졌다. 뒤에 앉은 친구가 내 머리를 보고 수군거리는 것 같아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고교생 탈모 환자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학업 스트레스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20여 일 앞둔 지금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시점.

서울 세화여고의 원유신 교감은 “여고생은 입시철에 아주 예민하다. 고2 후반기쯤부터 탈모 증세와 불면증을 호소하는 학생이 늘어난다”고 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입시 제도도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 수능, 논술, 면접, 자기소개서 등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졌다. 그만큼 늘어난 스트레스는 탈모에 직격탄이 된다.

여고생 사이에 부는 다이어트 열풍도 원인이다. 김도영 교수(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는 “지나친 다이어트는 성장기 호르몬 분비에 악영향을 준다. 또한 불규칙한 식생활로 이어져 영양 불균형을 초래한다. 이 모든 게 탈모의 직접 원인이다”고 말했다.

무의식 중에 머리카락을 쥐어뜯거나 말아서 꼬는 습관도 좋지 않다. 두피를 긴장시켜 탈모를 부추긴다. 또 시간이 없다고 머리를 대충 말리는 습관, 제대로 감지 않는 습관도 탈모 가능성을 높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동아일보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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