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강사 김모(41)씨는 최근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S'를 두 통 처방받아 구매했다. 대학에서 만나는 교수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다. 두 통이면 필름형 치료제가 20장이다. 이것을 인사치레로 한 장씩 돌리고 있다. 그는 "한 장에 5000원이니 뇌물도 아니고 별로 부담도 없다"고 말했다.
비아그라 복제약을 비롯한 저가형 발기부전 치료제가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아그라보다 저렴하고 가짜일 염려가 없다는 이유다.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약품이지만, 선물하기 위해 기꺼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50대 회원 20여명이 있는 산악회원 박모(54)씨는 지난 9월 비아그라 복제약 '팔팔정'을 한 통(24정) 처방받아 모임 때 선물로 나눠줬다. 이때부터 이 산악회는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비아그라 복제약을 처방받아 나눠주기로 했다. 박씨는 "한 알에 2500원밖에 하지 않고 회원들 반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고교 동창회 총무를 맡고 있는 김모(46)씨 역시 "동창 모임에서 비아그라 복제약을 처방받아 선물하는 사람들이 생겼다"며 "비아그라는 가짜가 많아 꺼림칙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비아그라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온갖 이름의 복제약들이 쏟아져나왔다. SK케미칼이 자체 개발한 '엠빅스S'는 비아그라 복제약이 아니지만 비아그라보다 절반 이상 저렴해 인기다. 이렇다 보니 '꾀병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도 생긴다. 내과의사 정모(46)씨는 "20대 후반의 남자가 복제약 100알을 처방해 달라고 해서 24알만 처방한 적이 있다"며 "유흥업소 종업원 같았지만 처방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40종 넘게 출시된 복제약은 꾸준히 비아그라의 시장점유율을 낮추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팔팔정'의 경우 실 구매액이 연 100억원을 넘는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