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CBS 신석우 기자]
국보급으로 수 백억원대에 이르는 일본 국가지정문화재를 훔쳐 국내로 반입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6일 일본 대마도 모 신사에서 청동여래입상 등 국보급 문화재 2점을 훔쳐 8일 국내에 반입한 혐의로 총책 A(69)씨 등 5명을 붙잡아 A씨를 구속하고 4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A 씨 등이 훔쳐 반입한 문화재는 동조여래입상(높이 45cm, 일본 국가지정문화재)과 금동관세음보살좌상(높이 60cm, 나카사키현 지정문화재) 등 2점.
특히 동조여래입상(높이 45cm)은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쯤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 1974년 문화재로 지정될 당시 감정액이 1억엔(약 10억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수 백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관음보살좌상 역시 고려 말인 1330년쯤 제작돼 일본으로 건너가 지금껏 소장돼왔다. 이들 불상이 전래됐는지 혹은 약탈 또는 거래로 반출됐는지 경로는 정확치 않다.
A 씨 등은 훔친 불상을 후쿠오카발 부산행 여객선에 실어 국내에 반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세관은 해당 불상들을 '100년이 안된 위작'으로 보고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검거한 A 씨 등으로부터 반입된 불상 2점을 압수했다.
경찰은 또 이들 일당이 총책을 비롯한 실행조와 운반책, 판매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고 검거한 일당 5명 외에 달아난 공범 4명의 행방을 뒤쫓고 있다.
이 같은 범행은 일본이 뒤늦게 외교라인과 인터폴 등을 통해 불상 도난 사실을 전파하면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부산항을 통해 불상이 반입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일당들은 판로를 물색하던 중 덜미가 잡혔다.
불상은 현재 문화재청에서 연대 및 일본으로 가기 전 소장처, 강탈 여부 등에 대한 감식이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당들은 인터넷을 통해 이 같은 문화재가 대마도 모 신사에 있는 것을 알고 8월부터 사전 현지답사 등 범행을 준비했다"며 "문화재 전문 절도범들의 소행으로 판로를 찾던 중 경찰에 검거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허종행 단속단장 "정책상 문화재의 경우 반출은 엄격히 단속하지만 반입은 세금 과세 절차 정도만 거치고 있다"며 "반입된 문화재의 경우 반입 당시 녹슨 상태와 받침대 등이 있었던 점 등을 들어 100년 이하 위작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상 진품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 반입에는 문제가 없다"며 "해당 불상은 국제법에 따라 일본에 반환조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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