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식 없는 표절 대한민국]
'꿈 전도사' 김미경씨, 석사 논문 표절 의혹
사회 저명인사의 논문 표절 파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엔 최고 스타 강사로 꼽히는 김미경(48)씨의 석사 학위논문 표절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박사 학위논문 표절로 설교 중지 조치를 당한 오정현(57)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와 역시 박사 학위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허태열(68)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파문에 뒤이은 것이다.
김씨에게 석사 학위를 준 이화여대 측은 "김씨의 정책과학대학원 석사 학위논문 표절의 진위를 파악한 뒤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열어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인기 서적 '드림온(Dream On)'을 쓴 유명 작가이자 TV 강연 프로그램인 '김미경쇼'의 진행자다.
본지 확인 결과 김씨는 지난 2007년 2월 작성한 석사 학위논문 '남녀평등 의식에 기반을 둔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의 효과성 분석'에서 기존 연구·학위논문을 최소 4편 짜깁기했다. 김씨는 단어도 바꾸지 않은 채 통째로 각 논문에서 문장과 문단을 가져다 자기 학위논문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논문을 쓴 시점과 내용상 시간을 잘못 맞추는 실수도 저질렀다. 김씨는 논문 곳곳 각주(脚註)도 그대로 가져다 썼다. 한 서울대 교수는 "원출처가 되는 논문의 후속 연구들을 그대로 가져다 붙인 수준"이라면서 "명백한 표절이며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에 대해 "설문조사에 집중한 논문이기 때문에 일반적 논리에 대해서는 (표절을) 찾아냈다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임용 대상 논문 표절로 최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직에서 물러난 김용찬 전 교수의 또 다른 임용 대상 논문 중 상당수도 표절로 19일 확인됐다. 서울대에 따르면 최근 한 익명 제보자가 김 교수가 임용 당시 제출한 '주요 업적' 논문 3편 중 2편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본지 확인 결과 해당 논문들은 외국 서적 일부를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관계자는 "믿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 대학교수는 "학위논문, 특히 석사 학위는 베끼는 일이 다반사"라면서 "웬만한 서울권 대학 석사과정생 중 50% 이상은 표절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양승식 기자] [원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