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속 개구리' 한국경제] [4]
반도체·디스플레이·造船 등 한국기업들 세계시장서 苦戰
국제특허신청 中 기업이 1·3위… R&D 투자도 中 세계2위
중국 제조업 기술력이 무서운 속도로 상승 질주하고 있다.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바이오 등 차세대 산업에서는 제조 강국인 한국을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철강 등 일부 주력 산업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을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 이대로 가면 3~5년 내에 중국 제조업에 따라잡혀 세계 수출 시장에서 고전할 업종이 적잖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제조업은 의류·신발·가방 등을 수출 주력품으로 하던 시대에서 이미 벗어났다. 지난 2월 국제금융센터 분석에 따르면 2000년 중국 10대 수출 품목에 들었던 의류·섬유·신발·장난감 등은 2012년에는 모두 모습을 감췄다. 대신 컴퓨터와 통신장비, 반도체 등 전자직접회로, 액정 디스플레이, 조선 등이 나란히 1~5위를 차지했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지난달 발표한 '2012년 국제특허신청 건수'에서는 중국의 전자통신기업인 중싱(中興)이 특허 2826건을 출원해 개별 기업으로는 1위를 차지했다. 2위 마쓰시타(2463건)에 이어 3위도 중국 기업인 화웨이(華爲·1831건)였다. 삼성·LG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뒤로 밀렸다.
지난해 미 국립과학재단(NSF) 조사에서도 중국은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R&D 투자 국가로 올라섰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매년 20%씩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1년 영국 왕립학회는 전 세계에서 영어로 쓴 과학논문 수도 중국(10.2%)이 미국(2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최유식 특파원]
[이영완 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