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시넷’ “모든 것이 가능 스마트폰 찾는 이에게 최고 선택”
“소프트웨어 허울뿐·스마트스크폴 작동 잘 안돼” 평가도
26일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 출시된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S4가 해외 매체들로부터 엇갈린 평을 듣고 있다. ‘현존하는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극찬부터 ‘갤럭시S3의 복사품’이라는 매몰찬 비평까지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먼저 호평부터 살펴보자. 미국 정보통신(IT) 전문매체인 <시넷>은 갤럭시S4를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하며 ‘큰 화면을 원하거나 모든 것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에게 최고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된 것은 대만 에이치티시(HTC)의 원에 이어 두번째다. 시넷은 디자인, 성능, 기능에 모두 9점의 높은 점수를 줬다. 역시 미국의 전문지인 <매셔블> 또한 ‘매셔블 초이스’로 선정하며 “업계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모두가 호평만 한 것은 아니었다. <뉴욕타임스>는 갤럭시S4가 전작과 거의 비슷하게 생긴 점을 지적하며 “사무실의 그 누구도 당신이 최신 핸드폰을 샀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갤럭시S4의 신기능인 스마트 스크롤(눈동자를 인식해 화면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기능), 에어뷰 등이 사용하기 어렵거나 호환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물론, 갤럭시S4가 매우 빠르고, 밝고, 이쁜 기기라는 점은 인정했지만 혁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거물 정보통신 저널리스트인 월터 모스버그는 좀 더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아이티 전문 코너인 ‘올싱디지털’에 올린 리뷰를 통해 “삼성의 소프트웨어는 허울뿐이고, 기존 안드로이드 앱을 베낀 티가 많이 나며, 작동 자체가 간헐적으로 될 때도 있다”고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올린 리뷰에 적었다. 모스버그는 스마트 스크롤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 경우는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드웨어 자체는 빛난다. 스크린과 카메라 화상도도 애플의 아이폰5보다 낫다”고 인정하긴 했지만 “새로운 기능이 잔뜩 있는 것을 좋아하거나 더 큰 디스플레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HTC의 원을 추천했다.
전반적인 평을 정리하자만 하드웨어는 괜찮지만 소프트웨어의 경우, 특히 신기능이 별로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기자가 리뷰용 제품을 받아서 주말 동안 써본 결과 갤럭시S4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 만하다. 특히 스마트 스크롤은 실용성이 제로에 가까웠고, 스마트 포즈(눈동자나 고개를 인식해 화면을 쳐다보지 않으면 동영상 재생을 중단하는 기능) 등도 불편한 점이 더 많아 처음에는 활성화시켰다가 곧 설정을 사용중단 상태로 바꿨다. 디자인이 갤럭시S3와 거의 비슷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옥타코어의 강력한 성능과 한층 더 밝아지고 촘촘해진 5인치의 슈퍼아몰레드 화면 등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마음에 든 것은 더 얇아지고 가벼워진 기기 그 자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리뷰 그대로 갤럭시S4는 “훌륭한 폰이다. 단지 위대하지 않을 뿐”이었다. 갤럭시S4와 계속 비교되는 HTC 원을 HTC가 국내에서 철수하는 바람에 써볼 수 없다는게 아쉽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