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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 철길 끝에서 만난 남녀의 하룻밤

[기타] | 발행시간: 2013.08.27일 17:15

여행은 언제나 이야기의 좋은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 모든 영화에는 길이 등장하고, 특히 철로는 많은 감독이 사랑하는 공간이자 모티프가 되어 왔다. ‘역전의 명수’를 만들었던 박흥식 감독의 두 번째 작품 ‘경의선’도 막다른 철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자는 언제나 자신이 달려왔던 철로에서 잠시 내려 다른 철로로 갈아탄 지하철 기관사이고, 여자는 유부남인 애인과의 밀월여행을 위해 날고 싶었지만 철로로 추락한 독문과 시간강사다. 기관사인 만수(김강우)는 갑작스러운 열차 사고를 겪고 정신적 공황상태이고, 시간강사 한나(손태영)는 불륜을 들키고 애인에게도 배신당해 비참한 심사에 젖어 있다. 계층과 성별과 고민이 전혀 다른 그들이 임진강이라는 경의선의 종착역에 내려 하룻밤을 같이 보내며 서로의 고민을 끌어안게 된다.

두 인물이 만날 때까지 영화는 매우 이질적인 두 공간을 번갈아 보여준다. 강의실과 연구실 그리고 고급스러운 오피스텔에는 지적이고 부유하지만 공허한 한나의 생활이 있고, 지하철 기관실과 직원 휴게실 그리고 아버지와 단둘인 조촐한 가족 안에는 단조롭지만 성실한 만수의 생활이 있다. 독문학이 전공인 한나 때문에 독일이라는 공간이 서사 속으로 자꾸 침투하는 것, 두 인물을 더 이상 북으로 진전할 수 없는 경의선의 종점 임진강에서 만나게 한 것은 두 남녀의 문제를 통해 남과 북의 문제를 환기하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더 인상적으로 돋보이는 장면은 세심한 관찰과 준비 없이는 불가능한 지하철 기관사의 일상과 비인간적인 감정을 강요하는 사고처리 과정이다. 감독의 세대감각을 읽을 수 있는 대사들은 의미심장하지만 현실감이 부족해 관객의 가슴까지 와닿지 못하고 배우들의 입 안에서 맴돌다가 사라진다. 남녀의 만남을 섣불리 사랑으로 치환하지 않음으로써 상투성은 피해갔으나, 갈등이 폭발하게 만드는 서사적 촉매제가 부족해 두 인물의 감정과 이야기가 평면적으로 느껴진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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