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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석회층 온천지대인 파묵칼레. 사진/김주형 기자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파묵칼레는 지구상 유일무이한 풍경을 지닌 석회층 온천 지대다. 소금산, 빙산, 설산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이집트 클레오파트라와 로마 황제들이 다녀갔다고 전해질 만큼 유구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한다.
터키어로 파묵(Pamuk)은 ‘목화’, 칼레(Kale)는 ‘성’이다. 석회를 품은 온천수가 산비탈을 탄산칼슘 결정체로 덮어버린 모습이 터키인들에게는 하얀 목화로 만든 성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목화의 성’에는 맨발로 들어가야 한다. 바닥은 탄산칼슘 때문에 딱딱하면서도 온천수의 미네랄 때문에 만질만질하다. 잔잔한 물결무늬가 끝없이 이어진다. 절벽의 한 면은 남해의 다랑논이나 보성의 차밭을 닮았다. 순백의 계단식 웅덩이가 품은 온천수는 푸른빛을 띤다.
과거에는 온천수가 산등성이에 흘러넘쳐 석회 웅덩이에서 목욕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세기 이곳이 본격적으로 관광지로 개발되고 나서는 온천물이 급격히 말랐다. 인근 호텔들이 너무 많은 온천수를 뽑아 썼기 때문이다.
관광객은 흐르는 온천수에 발을 넣어 보거나, 몸을 담글 수 있도록 허락된 구역에서 잠시 목욕을 즐기는 데 만족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휴양지 분위기를 내려는 비키니족들이 이 작은 온천 풀로 몰려들어 수영을 즐긴다.
수온은 35도로 류머티즘, 피부병, 심장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고대 그리스, 로마, 메소포타미아에서 많은 이들이 파묵칼레로 몰려들었다. 특히 로마 시대에는 황제들이 백색의 장관을 감상하면서 심신을 치유했다. 온천 지대 너머 구릉 위에는 페르가몬 왕국이 세운 고대 도시의 유적이 있다. 기원전 130년 이곳을 정복한 로마인은 ‘성스러운 도시’라는 뜻의 히에라폴리스(Hierapolis)로 불렀다. 완만한 경사의 산자락 중턱 평원에 아폴론 신전과 주거지, 다양한 형태의 무덤군이 남아 있다. 유네스코는 1988년 파묵칼레와 히에라폴리스 유적을 묶어 세계복합유산에 등재했다.
파묵칼레는 터키 남서부 데니즐리주에 있다. 이스탄불에서 데니즐리까지 항공으로는 1시간 10분, 버스로는 10시간이 걸린다. 데니즐리 터미널에서는 파묵칼레행 미니버스가 운행된다.
연합이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