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죽녹원에 곧게 솟은 대나무


걷기 좋은 계절이 왔다. 이번 주말부터 설악산 단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고되는 등 전국의 유명 산과 축제장에는 가을을 즐기려는 나들이 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자연 속에서 내딛는 걸음 하나 하나가 힐링이 되는 계절을 맞아 단풍 외에도 다양한 자연 환경을 즐길 수 있는 가을 축제가 한창이다.

■대나무 숲속을 거닐어 볼까,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국내 최대 규모의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담양에서 열리고 있는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는 이달 말일까지 전남 담양군 죽녹원 및 전남도립대 일원에서 열린다. 행사가 열리는 죽녹원과 관방제림을 비롯해 인근의 메타세콰이아길까지 담양의 산책 명소를 한번에 둘러볼 수 있는 이 박람회는 최근 누적 관람객수가 70만명을 넘어서는 등 가을 트레킹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죽녹원에서는 관람객들의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줄 동선 별 테라피로드가 마련됐다. 죽녹원의 울창한 대나무 숲길은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추억의 샛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성인산 오름길 등 각각의 테마를 가진 8개의 길로 조성되어 있다. 대나무 숲길을 산책하며 죽림욕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대나무 숲에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을 느껴보는 풍욕 체험을 비롯해 이이남 아트센터, 각종 문화예술 공연 등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관방제림과 메타세콰이아길도 놓쳐선 안될 '걷기' 명소이다. 관방제림에는 계절의 변화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300년 이상 된 느티나무, 푸조나무, 팽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약 2km에 걸쳐 산책로를 이루고 있다. 대나무박람회 기간 동안 관방제림에 있는 '담빛 예술창고'에서는 국내 최초로 제작된 대나무 파이프 오르간이 하루 2회 연주된다.

담양에서 순창까지 이어지는 24번 국도에 펼쳐진 메타세쿼이아 길은 각종 드라마와 영화, CF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 가로수 숲길과 산책의 명소이다. 계절마다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메타세쿼이아 길은 매년 가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기간 동안 박람회 입장권 소지자에 한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도심 속 은빛으로 물든 가을 밤을 걷다, '서울억새축제'

서울에서 억새꽃의 은빛 물결과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서울억새축제'가 17일까지 월드컵하늘공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한 서울억새축제는 '자연으로부터의 위로'란 주제로 개최된다.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하늘공원을 밤 10시까지 야간개장 해 삶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은빛 억새 물결 사이를 거닐며 야간에도 다양한 빛으로 연출되는 억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억새밭에 사는 맹꽁이와 학 등 다양한 동물캐릭터를 형상화한 유등 전비를 비롯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나무 오카리나, 대나무 활, 자연물 스탠드 같은 20여 가지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공방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밖에 한국명상학회 등과 함께하는 마음산책 '억새 속 명상' 힐링 프로그램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이외에 마술쇼, 국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퍼포먼스 공연이 주말에 마련된다.

남한산성 행궁 전경


■유네스코 세계유산 속 생태문화 산책, '광주남한산성문화제'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에서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광주남한산성문화제'가 열린다.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에 있는 남한산성도립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산성 내 문화재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왕의 정사, 조선 군사 열병식, 과거시험 재연, 조선 전통 무예 시범, 한양 저잣거리 재연 등의 프로그램으로 꾸며지며, 광주시립광지원농악단 공연, 도당굿, 범패공연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을 볼 수 있다. 이밖에 팔당호 주변 코스모스 및 국화 군락지 산책 코스, 남종면 경안천 생태습지공원 산책 코스 등을 걸으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클래식 선율과 함께 즐기는 백두대간 단풍, '하이원 트레킹 페스티벌'

이달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단풍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는 오는 17일 '제9회 하이원 하늘길 트레킹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자연휴양림인 강원도 정선에서 열리는 '제9회 하이원 하늘길 트레킹 페스티벌'은 정선군 소재 하이원리조트에서 출발해 태백산 자락 해발 800~1000m 고지대에 위치한 숲길을 걸으며 건강과 가족애를 함께 다질 수 있는 가을잔치다.

하늘길은 산책 코스에서부터 등산 코스까지 총 10여 개의 다양한 코스로 이뤄져 가족, 연인과 함께 가을 단풍을 즐기며 걷기에 좋다. 특히 코스 내에선 가을 산책에 감성을 더해줄 현악4중주 음악회를 비롯해 즉석사진 촬영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트래킹 완주 후 출발지로 돌아오는 40분이 소요되는 곤돌라 관광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곤돌라에서 천혜의 고원지형과 백두대간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해변 트레킹도 즐기고 해산물도 맛보고, '안면도 백사장 대하 축제'

시원한 가을 해변 산책과 더불어 태안군의 대표 수산물인 대하를 즐길 수 있는 '제16회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가 안면읍 백사장항 일원에서 내달 1일까지 열린다. 축제가 열리는 백사장항에는 250m 길이의 해상인도교인 '대하랑꽃게랑'을 비롯, 백사장해수욕장에서 이어지는 아름다운 바다와 상쾌한 솔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걷기 명소 '해변길'이 축제장과 어우러져 있어 축제와 더불어 해변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이 축제는 대하가 가장 크고 맛있는 시기로 알려진 10월에 열리는데다, 올해 태안지역 대하 수확량이 예년보다 30% 정도 많아 크고 싱싱한 자연산 대하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대하 뿐 아니라 제철을 맞이한 꽃게와 전어를 비롯해 전복과 우럭 등 각종 싱싱한 해산물을 입맛대로 골라먹을 수 있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이밖에 축하공연, 불꽃놀이, 맨손 대하잡기 축제기간 내내 다양한 체험 행사가 펼쳐져 관광객들에게 먹거리와 더불어 다양한 즐길 거리도 마련된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