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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 시위대 발길 돌려세운 ‘日의 양심’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6.06일 07:48
‘혐한 시위 규제법’ 시행 이틀만에… 우익 40여명, 가와사키서 시위 재개



5일 오전 가와사키 코리아타운 주민과 혐한시위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이 팔짱을 끼고 도로에 누워 시위대의 행진을 저지하고 있다(맨위쪽 사진). 혐한시위를 할 수 없게 된 우익들은 몸싸움을 벌이다 결국 ‘시위 중지’를 선언하고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거리를 떠났다(맨아래쪽 사진). 가와사키=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중지다. 중지!”

5일 오전 11시 35분. 시위를 막기 위해 길거리에 누워 있던 시민들이 일어나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울먹거리며 서로 끌어안고 포옹하기도 했다. 수도권 가나가와(神奈川) 현 가와사키(川崎) 시 나가하라 평화공원에서 예정됐던 혐한시위가 취소된 것이다.

도로를 메운 가와사키 코리아타운 주민들과 이들을 도우러 온 일본 시민 수백 명은 함성을 질렀다. 경찰에 둘러싸여 있던 혐한시위대 40여 명은 발길을 돌렸다. 혐한시위가 주최 측의 포기로 취소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시위가 예정된 평화공원은 아침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3일 혐한시위규제법 시행 이후 처음 열리는 시위의 주최 측은 ‘악법을 무효화시키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반대 측은 ‘이번에야말로 시위를 막겠다’며 일전을 불사했다. 시위 전부터 공원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고 고성이 오갔다. 우익 데모에 참가하러 온 한 젊은 여성은 이유를 묻자 “기분 나쁘다. 귀찮다”며 “인터뷰를 하려면 돈을 내라”고 비아냥거렸다.

시위대는 당초 가와사키 코리아타운 주변에서 데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 당국이 인근 공원 사용을 불허하고, 지방법원이 코리아타운 주변 시위를 금지하는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궁지에 몰렸다. 경찰이 당초 장소에서 8km 떨어진 곳의 거리 사용 허가를 내줘 간신히 시위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우익 세력들은 일장기와 한국을 비방하는 팻말을 꺼내 들고 행진을 시도했다. ‘거지, 미개인’이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등을 매도했고 ‘일본인을 죽인 외국인 범죄 건수’라는 팻말에는 ‘중국인 33%, 조선·한국인 32%’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에게 반대하는 일명 ‘카운터 시위대’와 주민들은 ‘너희는 일본의 수치’, ‘차별주의자는 돌아가라’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달라진 것은 경찰의 대응이었다. 그동안 ‘신고된 시위’라는 이유로 시위대를 호위하며 이를 막는 시민들을 끌어내던 경찰은 이번에는 10m가량 전진한 시위대에 ‘더 이상 전진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득했다. 결국 주최 측이 시위 포기를 선언하자 ‘플래카드를 내리라’고 요구했고 지하철역까지 데려가 해산시켰다.


가와사키 주민으로 혐한시위 반대를 주도한 재일동포 3세 최강이자 씨(43)는 울먹이면서 “아이들에게서 ‘죽어라’라는 말을 듣고, 재일동포 할머니들은 ‘돌아가라’는 말을 듣던 우리가 처음으로 존엄을 보호받았다”고 말했다. 혐한시위규제법을 주도한 민진당의 아리타 요시후(有田芳生) 참의원 의원은 “처음으로 시위를 멈출 수 있었다. 모두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날을 계기로 대규모 혐한시위가 한풀 꺾일 것이란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법은 혐한시위를 직접 위법으로 규정하지도 않았고 처벌조항도 없다. 이 때문에 소규모 혐한시위를 시도하는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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